중국 홍콩 베트남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진출한 외국기업 주재원들이
살인적인 임대료 폭등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홍콩과 북경은 이미 손을 들었고 최근에는 뉴델리와 호치민시까지 하루가
다르게 임대료가 치솟고 있어 사업승인을 얻어내는 것보다 사무실 구하기
가 더 힘든 실정이다.

그나마 각 빌딩마다 20-30여개사씩 빈방이 나기만을 기다리며 몇개월씩
대기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세를 올려달라는 점잖은 요구를거절할
처지도 못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주택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쓸만한아파트마다 싶으면 1백여명씩 장기
대기자가 몰려있어 사무실은 고사하고 살림집마저도 제때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북경 중심가의 한 고층빌딩에 입주한 외국기업은 빌딩측으로 부터 임대료
를 평방m당 30달러에서 60달러로 올려달라 는 통고를 받았다.

지나친 횡포다싶어 망설이턴 차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20여개사가 줄을 서
있으니 돈을 올려줄수 없다면 나가달라 는 덤터기만 뒤집어 썼을 뿐이다.

주택지도 예외일수 없다. 북경 중심부의 한 외국인 전용 아파트를 찾아간
일본 상사 주재원은 1백40세대가 빈방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경고문만 확인한채 발길를 돌렸다.

북경은 현재 등소평의 개혁 개방정책 추진이후 미국 일본 유럽등 외국
기업들이 쇄도하면서 사무실 마다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는 전형적인 가격
상승 구조를 안고 있다.

하루아침에 난데없는 1백% 인상통고를 받고서도 냉가슴만 앓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상해 역시 기존 빌딩은 물론이고 신축중인 사무실 까지 입도선매가 판을
치고 있어 오래전에 1백% 예약이 끝난 상태다.

중심가의 한 일급 빌딩은 2백여사가 빈방만 나온다면 웃돈도 불사하겠다는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매매가 또한 천정부지여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해방일보는 상해의 부동산 가격은 뉴욕 맨해턴과 똑같다고
토로하고 있다.

상해지역 빌딩 매매가격은 93년기준으로 평방m당 1천5백-2천3백달러로
92년에 비해 30% 가까이 뛰었다.

동경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홍콩의 임대료는 수직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유력 부동산 중개회사인 리처드
엘리스사가 올6월말 기준으로 작성한 홍콩의 사무실 임대료는 1평방피트
(0.093평방m)당 11.6달러로 동경(6.6달러)의 1.8배에 달한다.

가장 인기있는 빌딩 가운데 하나라는 홍콩 센트럴(중환)지구 익스체인지
스퀘어 빌딩 임대료는 1평방피트당 1백10홍콩달러(1달러=7.7282홍콩달러)
로동경 긴자(은좌)거리를 무색케 한다.

엔화로 환산하면 평(3.3평방m)당 5만엔에 해당하는 것으로 은좌 경우 평당
2만엔선에서도 사무실을 구할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가히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할수 없다.

중국에 이어 속속 외국자본이 몰려들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도 상황은
다를바 없다.

올2월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조치가 해제된 베트남은 방콕을 능가하는
임대료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의 외국기업에 대한
사무실 임대료는 평방m당 3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이는 2-3년전에 비하면
2배이상 오른 것이다.

수도 하노이는 보다 심각하다. 외자유치로 빌딩 신축이 활성화 되고는
있지만 계획단계이거나 건설중인 경우가 태반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질적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인도 역시 결코 무시못할 임대료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유력
부동산회사인 안셀프로퍼티&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 일대 일급
상업지의 경우 2년전 1평방피트당 연간 2천5백루피(1달러 =2천1백67.04
루피)에 불과했던 사무실 임대료가 지금은 8천-1만루피를 호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