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는 동물원''

사자가 포효하고 늑대의 울음소리도 심상치 않다.

원숭이, 돌고래가 재롱을 떠는가 하면 천년묵은 여우의 요사스런 눈빛이
온몸을 전율시킨다.

동물소재영화가 일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월트디즈니사의 32번째 애니메이션 ''라이온킹'', 공룡을 소재로한 아동
영화 ''티라노의 발톱'', 원숭이를 다룬 ''다저스몽키'' 등 3편의 영화가 현재
상영되고 있다.

여기에 23일 개봉되는 "울프" "구미호"와 30일 붙여지는 "프리윌리"까지
가세하면 무려 6편의 동물소재 영화가 여름극장가를 공략하는 셈이다.

이같은 수치는 서울개봉관 상영영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동물영화가 많은 것은 지난해 여름 "쥬라기공원"의 흥행이 대성공을
거둔데다 올여름 극장가에 이렇다할 대작이 없는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동물영화 선풍에 앞장선 작품은 "라이온 킹".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형을 살해한 "햄릿"테마를 사자의 세계에 대입한
만화영화다.

"티라노의 발톱"(영구아트무비)은 "심형래군단"이 24여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대형 가족영화.

"쥬라기공원"이 현대인과 공룡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비해 "티라노의
발톱"은 원시인과 공룡의 우정, 생사를 건 싸움등이 큰 뼈대를 이룬다.

정교하게 제작된 티라노 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파키케팔로 사우르스,
프테라노돈등의 공룡 모형들이 볼만하다.

"프리윌리"는 결손가정소년과 수족관 돌고래와의 훈훈한 우정을 그린 작품.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후 거리에서 방황하며 살아가는 12살 난 소년
제시는 친구와 수족관에 들어가 벽에 낙서를 한게 발각돼 두달동안 청소하는
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제시는 이곳에서 뜻하지 않은 우정을 발견한다.

대상은 7천파운드가 넘는 이 수족관 최고의 스타인 돌고래 윌리.

그러나 윌리는 어떤 조련사의 말도 듣지 않는 수족관의 골칫덩이이기도
하다.

자신처럼 세상에 반항하는 돌고래에 연민의 정을 느낀 제시의 사랑이
애틋하다.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컴퓨터그래픽 공동작업으로 화제를 모은 "구미호"
(신씨네)는 구미호전설을 현대화한 "한국판 천녀유혼".

여우로 변하는 주인공 고소영의 모습을 CG로 처리한 장면이 눈길을 끈다.

<윤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