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아이와는 계열관계에 있는 기업이다. 아이와의 자본금 71억4천
5백만엔중 52%는 소니가 출자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3월결산에서는 같은 계열인 두회사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모기업인 소니는 매출액이 감소세를 면치 못한 반면 아이와는 불황에도
불구 큰폭의 신장세를 유지했다.

아이와의 신장세는 놀랄만하다. 매출액의 경우는 1천7백86억5천3백만엔을
나타내 전년보다 10.5%가 늘었고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78억엔과 67억엔
을 각각 기록해 전년대비 2.2~2.3배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이같은 신장세는 여타기업들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모은다. 소니의 경우는 지난해
보다 매출액이 6.5%감소했고 파이오니어는 14. 8%가 줄었다.

심각한 불황속에서도 아이와가 독야청청할 수있었던 비결은 이회사가
저가전략을 남들보다 훨씬 앞서부터 추진해왔던 데 있다. 아이와 저가
전략의 핵심은 해외생산이다. 이 회사는 지난85년 플라자합의이후의
엔고로 적자를 기록했던 87년부터 해외생산을 크게 늘려왔다.

87년과 88년엔 싱가포르의 생산거점을 대폭 확충,8 6년말현재 10%에
지나지 않던 해외생산비율을 46%로 끌어올렸다.

또 91년에는 말레이시아에도 현지공장을 설립했고 지난 4월에는 이회사의
생산능력을 다시 2배로 증강했다. 이에따라 아이와의 해외생산비율은 현재
77.5%에 달해 AV업계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은 치열한 저가전쟁시대에서 다른 회사
를 크게 앞서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미니컴포넌트등 시스템 컴포넌트에서는 전년보다 40%이상 비디오
내장형TV의 경우는 60%가량이나 판매가 늘어나는 발군의 실적을 과시했다.

반면 소니의 경우는 전체매상고중 75%를 해외에서 판매하면서도 해외
생산비율은 36%에 지나지 않는다. 파이오니어도 전체의 65%를 해외로
팔지만 해외생산비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해외생산을 통한 아이와의 성공은 여타업체들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 현재50%를 나타내고있는 가정용오디오기기의 해외생산비율을
올해중 60%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여타상품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델을 말레이시아등으로 점차
이관 96년에는 전체적인 해외생산비율을 50%선으로 높일 계획이다.

켄우드는 93년 3월현재 25%선이던 해외생산비율을 1년만에 40%로 높인데
이어 내년 3월까지는 55%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한 작업으로
올해는 말레이시아와 중국공장의 오디오생산라인을 증강한다.

해외생산열풍은 엔고에 따른 국제경쟁력확보와 함께 국내에서의 저가전쟁
에 대응한다는 양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오디오기기시장의 경우 지난 88년에만해도 4천억엔의 국내시장을 형성
했으나 최근엔 1천7백억엔정도의 시장에 불과하다. 가격도 크게 내려
2년전 10만엔을 웃돌던 미니컴포넌트의 평균단가가 현재는 7만엔선도
밑돌고 있다.

아이와의 경우는 5만엔전후까지 끌어내린 제품마저 대량으로 쏟아내고
있다. 해외생산을 통해 단가를 끌어내리지 않고는 생존이 힘들게 된
것이다.

AV업계의 움직임은 일본전체산업계의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대장성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93년중 일본의 해외직접투자는
전년대비 5.5% 늘어난 3백60억달러를 기록 4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특히 저가생산이 가능한 아시아지역으로의 투자는 17.9%나 늘었고 대중국
투자는 전년대비 2.1배수준에 달했다.

거품경제의 붕괴를 계기로 해외투자에의 관심이 사그러들었던 일본메이커
들이 저가전쟁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시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도쿄=이봉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