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환율이 두자리수로 정착되는가.

일본엔화가 미달러화에 대해 1일 도쿄시장에서 97엔대에서 거래가 형성
되는 등 10여일째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초강세행진을 계속함에 따라
외환전문가들 사이에 상당기간 엔고의 두자리수가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달러화는 1일 도쿄시장에서 98.10엔으로 거래를 시작, 한때 97.82엔까지
떨어졌었다.

오후장에서도 한때 97.70엔까지 떨어졌었으나 다음주(8~10일) 나폴리선진
7개국(G7)정상회담에서 외환대책과 관련된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회복, 98.78엔에 폐장됐다.

이는 전날보다 0.17엔 떨어진 것이다.

외환시장은 이미 선진국중앙은행들의 시늉만 내는 시장개입으로는 노도와
같이 치닫는 달러화하락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엔고저지를 위해 일본중앙은행만이 외로운 고투를 계속하고 있다.

로이드 벤슨 미재무장관이 30일 미정부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과
독일에 대해 금리조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같은 시장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뒤늦게 인정한 셈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독일과 일본이 금리를 내려 엔화와 마르크화에 대한
달러화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이자는 제안이다.

벤슨장관은 이틀전만 해도 미국이 엔고를 대일무역협상압력수단으로
이용치 않고 있다는 발언으로 시장을 무마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의 탄탄한
경기회복이 달러화약세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었다.

이와관련, 국제외환시장은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열리는 G7정상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해답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 회담에 앞서서 빠르면 금주중에 G7재무차관회의가 소집돼 정상회담안건
을 협의할때 외환시장에 대한 공조대처방안이 윤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주일 남은 G7정상회담에 앞서서 외환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킬수
있는 긴급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이에따라 오는 5,6일 열리는 미국연준이(FRB)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주요
지표금리인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높이는 것과 이어 7일 열리는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이사회가 롬바르크금리와 재할인율를 내리는 조치가
기대되고 있다.

FRB의 경우 현재 4.25%와 3.5%에 머무르고 있는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0.5%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의 달러화하락세를 볼때 소폭적인 금리인상은 오히려 시장에 실망을
던져줘 달러화에 대한 추가적인 투매를 자극하는 기폭제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1분기에 3.4%의 성장세를 기록한 외에 6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4년만에 최고치인 92로 치솟는 등 이미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인플레에 대비한 FRB의 추가적인 금리인상명분은 마련됐다고
볼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독일도 4.5%와 6%인 재할인율과 롬바르트금리
를 인하하는 것으로 협조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염려가 있지만 달러화에 대한 마르크화강세는 회복국면에 들어선
독일경제에 이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는 이미 1.75%로 전후 최저수준까지 내려간 재할인율을 추가적
으로 내릴 여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