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룹의 모기업인 동양맥주가 더이상 흔들려서는 곤란하다고 판단,
분위기 쇄신을 통해 더욱 치열해지는 주류시장의 전면전에 적극 대응하겠다
는 의지표현이다.
두산그룹 대부분 계열사가 올들어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데도
불구, 간판기업인 동양맥주가 주류시장에서 수세에 몰리자 그룹전체의
분위기는 극도로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공채1기인 고종진사장이 동양맥주 경월 OB씨그램
백화등 두산의 주류4사를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 주류사업을 조율
하면서 전면전에 대처하도록 한다는 것.
맥주시장에서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가 득세하면서 고사장이 동양맥주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으나 그런 차원은 아니라는게 두산측의
설명이다.
고사장은 지난89년부터 5년간 동양맥주사장으로 재임한데다 같은 연배의
입사동기들도 대부분 부회장으로 승진해 있다는 것.
더욱이 주류시장의 경쟁이 격화돼 그동안 분산운영됐던 주류회사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할 필요가 생겼고 이에따라 그룹의 고참사장인 고사장이
부회장으로서 주류4사 사장들을 이끌고 나가는 체제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주류쪽에서 비중이 가장 큰 동양맥주사장으로 선임된 김준경 두산상사사장
(공채4기)도 예전에 OB에 있었기 때문에 맥주영업에 대해서는 잘아는 인물.
두산개발사장 두산유리사장을 역임했고 상사사장을 거쳐 맥주쪽으로 복귀
했다.
또 계열사에서 임원을 보강해 지역별.권역별로 담당중역들을 둔것은
그만큼 맥주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
한편 영업통인 OB의 이희수부사장(공채8기)을 경월사장으로 승진발령한
것은 경월소주의 위상을 그만큼 높여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급이던 김대중사장이 사장대행을 하면서 지방소주인 경월을 인수해
경월그린소주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킨 단계에서 이제는 경월에
무게를 실어 다른 주류계열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펼치겠다
는 포석이다.
김사장은 동양맥주전무로 다시 맥주쪽에 가담했다.
이번 두산그룹의 인사는 어찌보면 주류식음료부문과 건설유통부문으로
갈라서 관리하고 있는 진로그룹의 조직을 닮아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특별히 주류회사들에 중점이 두어졌고 그중에서도 소주와 맥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눈에 띈다.
그러나 이번 인사와 조직강화로 그룹의 역량이 주류사업을 중심으로 한
생활문화사업군으로 집중됨에 따라 정보유통산업초과 기술소재 사업군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21세기 비전의 수행이 자칫 차질을 빚을 우려도 남게
됐다.
<채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