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실시되는 개인연금제도를 앞두고 각 금융기관들간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개인연금유치가 향후
영업의 주요기반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개인소득이 증대되고 복지사회 노령화사회 핵가족사회
로 발전해 가면서 연금의 중요도가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에따라 각 금융기관들이 취급기관선정때부터 경쟁을 벌여 처음에
거론되던 생명보험사와 은행에 손해보험사와 투신사가 추가되었고 막판에는
체신부등의 이의제기로 우체국과 농수축협단위조합도 포함되게 됐다.

증시에서도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장기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도입
단계를 지나면 장기적인 수익을 고려한 투자패턴이 정착되고 연금기금이
주요기관투자가 역할을 하게 되는등 증시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개인연금제도란 각개인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금융
상품으로 기존의 연금들이 제기능을 못해 왔기 때문에 새로 도입됐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같은 공적연금이나 기업연금의 일종인 종업원퇴직
보험, 개인연금과 유사한 성격인 노후생활연금신탁이나 노후연금보험등
기존의 연금은 가입자수가 적고 임금대체율도 52%수준으로 일본이나 독일의
70%에 비해 매우 낮았다.

개인연금은 월간 1백만원, 연간 1천2백만원의 한도내에서 10년이상 불입한
뒤 5년이상 나누어 연금을 지급받도록 돼있다. 다만 우체국의 월가입한도는
다른 기관의 절반인 50만원으로 제한됐다.

불입할때와 지급받을때에 각각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개인연금제도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불입시에는 연간불입액의 40% 연간 72만원의 한도내
에서 연말소득정산시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또 연금을 지급받을 때에는 저축기간중에 발생하는 모든 이자소득에 대해
현행 21.5%인 세금을 면제받는다. 그러나 가입5년이내에 중도해약하거나
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세제혜택을 받을수 없다.

이같은 세제혜택으로 연소득 2천4백만원인 소득자가 월15만원씩 불입할
경우 실질이자율은 동일한 실적배당상품에 비해서는 7%포인트, 기존연금형
상품에 비해서는 5%포인트가량 높아 금리경쟁력은 있을 것으로 대우경제
연구소는 추산했다.

세제혜택이 있지만 장기저축에 대한 인식부족등으로 인해 당장에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 가계는 노후생활대비에 대한 관심이 약한 편이고 주택자금마련
이나 교육비등의 부담이 커 추가저축여력도 많지 않은 상태다.

또 고인플레에 익숙해져 있는 점도 연금제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연금보험으로 전환이 가능한 생보사의 기존연금보험이 크게
전환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켐페인으로 일시적인 수신증가도 예상된다.

은행연합회측은 가계저축률과 노후대비저축률을 감안, 개인연금시행 1년간
의 가입실적이 1조3천억원에서 3조원수준이 될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생보사의 장기연금보험시장이 연간 3조원이라는 점을 들어
개인연금시장규모를 3-5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융연구원
은 시장은 넓지만 실제가입자는 많지 않아 첫해엔 1천1백70억원 셋째해엔
5천4백90억원등 5년간 2조원수준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연금 정착속도가 빨라져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연금의 주식투자비중이 미국은 40-50%나
되고 일본도 20%를 웃돌고 있어 국내기관들의 주식투자비중자체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럭키증권은 미국의 경우 사적인 연금의 시가총액대비 주식보유비중이 65년
7.6%에서 90년 22.7%로 늘어나면서 최대의 기관투자가로 부상한 점을 들어
개인연금의 확대가 증시의 급속한 기관화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주식시장의 기관화현상 심화는 10년이상 장기투자가 가능한 안정성
있고 성장성높은 우량주에 대한 투자패턴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60년대말부터 74년까지 미국에서도 연기금을 중심으로한 기관투자가
들이 우량주에 집중투자함으로써 일부 우량주의 주가가 대폭 상승했던 사례
가 있다.

그러나 집중투자현상이 마무리되면서 우량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뒤
기관들이 보수화경향으로 돌아선 적이 있어 우량주라도 과도한 상승에는
후유증이 따랐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종래의 단기투자기법에서 장기운용기법으로 전환, 주식시장이 안정화
됨에 따라 종합주가지수의 급등이나 급락이 줄어들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장기투자에 적합한 다양한 선진투자기법이 도입될 전망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자금운용의 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장기국공채등의 보유
규모확대와 국공채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제일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이경우 공개시장조작이 적극적으로 활용될수 있어 통화관리의 효율성도
제고될수 있고 통화관리가 증시에 미치는 충격도 축소될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금리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파생상품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그동안 영업기반이 취약했던 손해보험사들의 영업기반이
중장기적으로 강화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과 생보사의 개인연금
시장 점유율이 높아 손보사의 점유율은 10%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보사의 경우 총자산대비 개인연금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현금수지는 개선시키겠지만 이익개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소속계열기업이 크면서 계열생명
보험사가 없는 현대해상화재와 럭키화재의 경우 혜택을 볼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