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최대종합식품업체인 아지노모토사가 "제판동맹"을 통해 활로개척에
나섰다.

아지노모토는 지난 1월 일본최대의 소매체인점인 다이에사와 포괄적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포괄적제휴란 최근 일본유통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제판동맹을 말하는 것으로 제조업체와 유통최종단계의 판매업체가 제휴,
상품을 공동기획 개발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최대소매점인 월마트와 프록터앤드갬블
(P&G)이 정보시스템과 상품개발분야에서 제휴관계를 맺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자스코란 유통체인과 가오란 종합세제업체가 자동수.발주시스템을
구축, 시범 운용하고 있다.

아지노모토와 다이에의 제휴가 특별히 주목받은 것은 양사가 업계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확고한 위치를 감안할때 그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때문이다.

아지노모토는 해외 13개국과 국내에 있는 총40개의 공장에서 조미료에서
냉동식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2천5백가지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다이에는 슈퍼마켓 편의점등 소매업태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은 외식체인점 호텔등을 포함해 1만개정도에 달하는 점포나
판매거점을 가지고 있다.

두회사는 포괄적제휴를 상품공동기획수준에서 판매정보의 공유, 생산을
포함한 공동물류체계구축등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으로 있다.

아지노모토는 다이에와의 포괄적제휴이외에도 개별상품별로 소매업체들과
제판동맹을 강화해 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오는 11월부터 본격화될 세븐일레븐저팬과의 빵공급사업이다.
바로 구운 빵을 하루 3번씩 세븐일레븐매점의 진열장에 내놔 제과.제빵업소
의 시장을 파고드는 사업이다.

아지노모토는 이를위해 전국4개소에 제분공장을 건설한다. 그리고 세븐
일레븐점포근처에 있는 소성공장(빵을 굽는 공장)을 통해 최종적으로 신선한
빵을 각매점에 보내준다.

아지노모토는 빵사업을 시험대로 삼아 상품별로 각소매업체와의 제판동맹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회사가 소매업과의 제휴를 서두르는 것은 최근 몇년동안 상품의 최종
소매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유력조사기관(NEEDS-SCAN)에 따르면 92년12월과 94년3월의 평균소매가격을
비교했을 때 마요네즈는 9.3%,식용 유는 5.1% 하락했다.

아지노모토는 냉동식품에서 조미료까지 폭넓은 상품을 제조하는 종합식품
메이커이지만 조미료이외에는 이렇다할 최고브랜드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제판동맹에 나서게 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시장점유율에서 2위에 머무르는 제품이 많다는 얘기다. 냉동식품의 경우
NEEDS-SCAN이 취급하는 16개품목중에서 아지노모토의 제품이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점하고 있는 것은 4개품목에 불과하다.

2위의 시장점유를 보이는 제품은 불황이 닥쳐왔을 때 소매업소에서 "특별
할인판매"대상으로 돌려지기 쉽다는데 문제가 있다.

아지노모토의 마요네즈 냉동야채등도 최근의 소비불황에서 이같은 처지를
피할수 없게 됐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 소매업소에 건네줘야 하는 판촉
리베이트가 크게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제품별 이익률이 낮아져 회사의 지난3월결산 영업이익률은
2.8%로, 최대업체이면서도 동업종의 다른 회사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지노모토는 90년대에 들어오면서 영업내용이 나쁜 사업에서 손을 떼는
철저한 리스트럭처링(사업재편)을 추진해왔다.

90년 상품가지수를 줄이기 시작, 당초 4천5백여개에 달했던 숫자를 2천
5백개로 낮췄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지점단위로 이익관리에 들어가는등 외형(매출)성장보다
내실(이익률)향상으로 완전히 방향을 다졌다.

올들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제판동맹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실시하는
리스트럭처링의 일환이지만 그성격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도바 타다스 아지노모토사장은 "이제까지의 리스트럭처링이 종적인 사업
재편이었다면 소매업과의 동맹추진은 거래처와의 관계를 재고하는 횡적인
사업재편"이라고 설명한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