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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새벽 6시.

기흥읍에서 30분전에 출발한 셔틀버스가 16메가D램 반도체 생산라인인
5라인 건물앞에서 멈춘다.

한국첨단산업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16메가D램 생산라인에 투입될 아침
근무조들이 작업장으로 향한다.

이들이 지나가는 길위로 비치는 아침햇살은 한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밝혀
주는듯 점차 밝기를 더해간다.

삼성전자의 16메가D램 생산라인인 5라인은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뒤 단
하루도 불이 꺼져본적이 없다.

라인이 멈춰서는 경우는 한달에 한번 정기장비보수때 뿐이다.

현대전자의 이천공장, 금성일렉트론의 청주공장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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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짧게는 5년동안 불야성을 이루며 숨가쁘게 앞만보고 달려온 이
공장들은 한국반도체산업이 미국과 일본을 등뒤로 제치며 세계 1위의
D램반도체 생산국으로 우뚝 서게한 성지이다.

"일본은 D램반도체분야에서 더이상 한국을 앞서가고 있다고 말할수 없다.
일본업체들은 투자의 위험성만 논하지 말고 한국기업들의 투자효율성
극대화비결을 배워야 한다" 노무라연구소 한국반도체산업 투자효율보고서의
지적이다.

일본전문가들조차도 D램반도체에서는 한국의 위치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한국을 경계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한국을
따라 잡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일천한 역사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미국IBM 애플 HP등 콧대높은 전자업체들중 한국의 D램을 가져다 쓰지
않는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D램분야에서 한국반도체업체들의 경쟁력은 이미 국제기관에서 공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미국의 반도체전문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지난
92년과 93년 삼성전자가 D램분야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성일렉트론과 현대전자도 이기간동안 계속 9위와 10위를 차지, 국내
반도체 제조 3사는 모두 세계 10위권내의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D램분야 매출액
은 20억4천6백만달러. 현대전자 7억6백만달러와 금성일렉트론 6억8천9백만
달러를 합하면 34억4천1백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세계시장의 23%를 넘는 수치다. 여기에 OEM분야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업체의 세계시장점유율은 30%를 거뜬히 웃돈다. 뿐만아니라 아남산업은
조립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메가이상급 국내업체들이 생산해내는 D램의 수는 지난 2월말현재 월산
약2천7백60만개. 이중 4메가D램이 1천9백50만개, 16메가D램은 1백60만개
이다. 일본업체들이 생산하는 양은 4메가D램 4천7백70만개. 16메가D램
3백30만개이다.

일본의 D램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우리보다 많은 9개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업체들의 생산량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금방 알수 있다.

우리나라업체들이 짧은 기간안에 세계최대의 D램생산업체로 성장할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생산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웨이퍼 한장당 제조되는 반도체수는 생산기술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반도체 칩이 설계된 웨이퍼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만들어내는
비율을 수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3사의 수율은 공히 90%를 넘는다. 현대전자의 경우
4메가D램의 수율 97%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수율목표는 98%. 미국이나 일본업체들은 85%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수율이 뛰어나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반도체를 많이 만들어 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업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의 수율뿐 아니다. 엄청나게 빠른
기술발전 속도이다. 한국기업이 64K D램을 개발하고 들떠 있던 지난
83년에 일본은 두세대 앞선 D램인 1메가 D램의 연구개발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4메가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한지 6개월후에 한국기업이
4메가 D램개발을 세상에 알렸다. 16메가 D램의 개발시기는 불과 3개월
차이에 불과했다.

뿐만아니라 64메가D램은 지난 92년말 거의 같은 시기에 양국기업이 개발을
발표했다. 2백56메가D램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일본의 NEC가 핵심알고리즘을
공동개발키로 하는 수준에 달했다.

한국의 엄청난 투자 역시 일본이나 미국이 따라가지 못하는 분야다.
한국기업은 4메가D램개발이 일본보다 6개월 뒤졌으면서도 같은 시기에
양산에 들어갈만큼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한국기업들은 올해에만 대략 3조원정도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말
16메가D램을 양산하기에 앞서 64메가 D램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세계 최고의 D램 생산국의 위치를 지키려는
야심에 불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