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존 K 갤브레이스

이 책은 미국의 탁월한 경제학자 갤브레이스 교수의 30번째 저서이다.
그동안 그는 20세기 전반을 경제학자로, 경제정책 입안자로, 경제 평론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경제적 현상과 사건들을 직접 겪어 왔다. 그는 지난 시대
미국 경제의 역사적 흐름에 관한 한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경제사산책"(A JOURNEY THROUGH ECONOMIC TIME)은 갤브레이스 교수가
그런 직접 경험을 토대로 경제학도나 관련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을 위해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일반 독자가 이해할수 없는 경제 현상이나 경제 문제는 있을수
없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그는 이 책 전반을 통해 전문적인 경제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상황을 단순화시켜 분석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세밀한 부분에 대한 설명은 피하고 각 시기별 핵심사항들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전문적인 경제학
서적이나 경제 문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일지라도 어렵잖게 읽을수 있는
보기 드문 경제서적이다.

이 책은 모두 2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대 구분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첫번째 부분은 영국에서 시작된 자본주의가 미국에서 그 전성기를 맞게
되는, 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왜
자본주의 경제는 그 체제가 태동된 영국이 아닌 미국에서 전성기를 맞게
되었는지 간결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영국은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하기에는 국가의 간섭이 지나치게
많았다고 그는 진단하고 있다. 그러한 경제적 환경은 당시의 자본가들이
볼때는 발전을 가로 막는 요인일 뿐이었다. 사실 당시의 국가 권력이란
자본가들의 입장에서는 적과 다름없었다.

결국 도시 공장으로 유입된 대규모 노동력과 경제력 향상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는 자본가들은 함께 새로운 집단을 형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보다 자유로운 경제 환경을 꿈꾸지 않을수
없게 되는데, 그때 미국은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천국이었을 것이다.

두번째는 대공황으로부터 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시기이다. 미국을 비롯
하여 전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시기이다. 유럽에서는 그 여파로 파시즘
이 득세하게 된다. 저자는 이 시기에 미국 경제를 극적으로 구해준 것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전쟁은 인력및 군수품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기술 진보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대전 기간 동안 미국경제의 규모는 두배로 성장
했으며 실업률도 크게 떨어졌던 것이다.

이 시기에 "뉴딜 정책"으로 인해 국가권력에 의한 규제및 정부자금의 활용
은 자본주의 체제유지를 위한 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하게 된다.

세번째 시기는 2차대전 이후부터 이다. 저자는 이 시기의 미국경제를
케네디의 "뉴프런티어", 존슨의 "위대한 사회", 레이건의 "작은 정부론"
등으로 설명하며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 시기에 경제적 강대국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았으며, 경제적
원인으로 인한 소비에트 체제의 붕괴는 그 상황을 더욱 굳혀주었다는 생각
이다.

그러나 공산권의 몰락은, 그 자체로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기도 하고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는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한다.

아무튼 오늘날 세계는 경제적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경제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인 갤브레이스가 이러한 책을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펴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일반 대중들이 경제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생각은 우리나라의 학계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독할 만한 책이다.

(94년 휴튼 미플린사 간 2백46면 25달러)

손풍삼 < 국제사회문화연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