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전고점 돌파를 위한 디딤돌 마련에 나섰다.

이달들어 주가가 대형제조주를 앞세워 꾸준한 상승흐름을 타고 있고
비교적 활발한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 장세를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
상무는 "탄탄한 시장기조를 바탕으로 지난2월초의 고점(980선)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950선으로 올라선뒤 3일간의 하락끝에 17일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 다시 950선을 넘보고 있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폭도 크지
않아 주식시장이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하루 3천만~4천만주,7천억~8천억원선인 거래량과 거래대금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25%선인 고객예탁금
회전율을 고려하면 시장을 지탱하기에 충분하다는 진단이 강하다.

현재 주식시장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세력은 기관투자가라는게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신영증권의 정종열상무는 "기관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장세를 앞장서
이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1,2월의 강세장에서 보유주식을 내다팔았으나 3월부터
매수세로 변신했다. 순매수규모도 5월들어 16일까지 4천7백억원에 이르러
지난 3,4월 전체(2천5백억원과 3천7백억원)를 웃돌았다.

특히 은행은 이달들어 3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 "큰손"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보험사도 대규모 순매수(3~5월 3천2백억원)를
보이는등 증권사를 제외한 모든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기관의 비중도 지난3,4월에는 27%선으로
떨어졌으나 이달들어 32%정도로 높아져 장세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기관이 이처럼 공격적인 주식투자에 나선 배경으로는 경기와 금리가
손꼽힌다. 경기호전이 주가를 밀어올릴 것이란 기대를 낳고 금리가 낮아
여유자금을 주식쪽에 투입할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경기에 관해서는 "낙관론 일색"의 형국이다. 한국은행과 KDI등이 올해
경제성장율을 당초보다 높게 내다보고 있다.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최근
상공부 조사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추세가
중소기업까지 확산됐느냐에는 이견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경기논쟁도 일단은 확산쪽으로 귀결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가 기관의 주식투자를 부추기는 원인이라면 저금리는 기관이 주식시장
으로 나오지 않을수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요즘 회사채유통수익률(3년
만기 은행보증기준)이 연12.35%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수신경쟁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수단으로 주식투자를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금융당국의 자제요청도 은행등의 주식
투자를 오랫동안 막지는 못할 것이란게 증권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계속되는 주식공급러시에 대해서도 어둡게 보지 않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금융기관의 증자, 공기업민영화등을 통해 어느때보다 많은 주식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상승장세에 대한 기대감에 비춰볼때 큰 부담이 안된다"
는 것이 증시주변의 분석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말 3조6백65억원에서 지난16일 3조3천4백97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사주매입, 외수펀드설정등에 비춰볼때
단기적인 수급사정도 좋아보인다는 인식이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경기"라는 재료가 가장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국이 경기과열이란 판단을 내리고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시중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어지고 따라서 경기상승과 금융기관의 자금여유란 재료가
사라져 대규모 물량공급이 장세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란 설명
이다.

정상무는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에 대한 정부의 평가와
금융긴축여부를 주의깊게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