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영국의 4인조 록그룹 비틀스의 창단초기 이면사를 다룬 영화가
나와 올드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5월14일 코아아트홀 힐탑시네마에서 개봉될 영화 "백비트"(폴리그램제작
삼호필름수입.배급)는 1960년 창단 당시 비틀스 멤버들의 면면과 싸구려
밴드로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고뇌, 격정어린 스무살무렵의 삶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존 레논과 절친한 친구도 창단당시 베이스기타를 쳤던 스튜어트
서드클리프의 비극적인 예술인생을 영상에 담았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청년들이 모여 만든 비틀스는 60년 창단된 이후 지금
까지 현대대중문화의 큰 지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전설적인 그룹. 애초에는
존 레논,폴 메카트니,조지 해리슨,피트 베스트,스튜어트 서드클리프의
5인조밴드로 출발했다.

60년 8월 비틀스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무명밴드생활을 시작한다. 퇴폐적
성인클럽 "카이저 켈러"에서 이들은 스트립댄서들의 무용반주도 마다않고
노래를 부른다.

스튜어트는 어느날 클럽을 찾은 3년연상의 여류사진가 아스트리드에 첫눈에
반해 사랑을 나눈다. 미술에 재능이 있었지만 음악을 위해 자신의 그림을
팔아 베이스기타를 샀던 스튜어트는 점차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를 느끼며 미술에 심취한다.

남겨진 시간을 위해 음악생활을 포기하고 아스트리드에게 기대 죽음을
준비한다. 스튜어트를 빼고 영국으로 돌아간 비틀스는 대성공을 거두고
미국공연을 마친후 함부르크로 연주여행을 온다. 바로 그날 스튜어트는
뇌일혈로 죽고 만다.

아스트리드에게 "미안해" 한마디만 남기고. 그의 나이 21살 때였다. 이
영화는 지난 83년 이안 소프틀리감독이 스튜어트와 아스트리드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기획됐다.

독일에 살고있는 아스트리드는 소프틀리감독의 영화화 제의를 받아들여
20여년의 침묵을 깨고 비틀스탄생기의 숨은 얘기를 털어놓았다. 아스트리드
는 스튜어트가 사망한 직후 그의 유작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비틀스초기를 기록한 사진들은 대부분 아스트리드가 남긴 작품들이다.
비틀스멤버의 외모도 아스트리드의 영향으로 바뀌었다.

파격적인 더벅머리와 칼라없는 양복으로 비틀즈룩을 만들어낸 낸 이가
바로 아스트리드. 제임스 딘과 유사한 반항아적 이미지를 갖춘 스튜어트역은
"파워 오브 원"에서 PK역을 맡았던 스티븐 도프, 아스트리드역은 "트윈
픽스"의 세릴 리가 맡아 열연했다.

이 영화에는 "머니" "배드 보이" "로큰롤뮤직"등 초기 비틀스가 불렀던
노래 10여곡이 들어있다.

그들의 오리지널레퍼토리는 아니지만 당시 그들이 추구했던 음악세계의
방향성을 알아볼 수 있는 노래들이다. 이 영화를 위해 구성된 백비트밴드의
연주는 지나치게 세련되긴 했지만 초기비틀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헤이 쥬드" "예스터데이" "러브 미 두"등 비틀스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들어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움. 비틀스의 노래를 읊조린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세계의 중심은 나"라는
가치관을 지닌 신세대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줄만한 영화다.

약관 스무살에 음악과 예술에 대한 정열하나로 세계를 정복한 젊은이들의
거친 발자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