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조작은 절대 안했다. 필요하면 관련자료를 공개할수도 있다"(22일
오전10시30분).

"은감원검사결과 밝혀질 것이다. 지금으로선 할말이 없다"(22일오후
6시40분).

전산조작에대한 허 준외환은행장의 발언이다.

"강력부인"에서 "묵시적 시인"으로 한발 후퇴한 것이다.

20일오후에서 21일오전. 외환은행의 응찰가 전산조작은 이 시간동안
이뤄졌다. 외환은행은 이때 당초 응찰가인 주당 3만4천8백원을 주당 3만
4천6백원으로 전산조작, "합법"의 옷을 입으려했다.

이는 외환은행이 제시한 응찰가 전산자료와 재무부에서 발표한 전산자료의
출력된 시기가 다른데서 드러난다.

외환은행은 전산조작을 하지않았다는 증빙자료로 주당3만4천8백원이 적힌
전산자료를 공개했다. 그러나 22일 공개된 이 자료는 지난20일 출력된
것으로 밝혀졌다. 즉 원래대로 모든 응찰자를 입력한 결과인 것이다.

재무부에서 발표한 자료는 21일에 출력된 것. 재무부 자료에는 외환은행
의 응찰가가 주당 3만4천6백원으로 돼있다. 똑같은 형식의 전산자료이지만
외환은행의 응찰가가 다른 셈이다.

이같은 결과로 미뤄 외환은행은 20일오후에서 21일오전사이에 전산을
조작했음을 추정할수 있다.

실제 외환은행관계자도 "전산에 손을 댄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변칙응찰에 대한 비난을 우려, 전산까지 조작한 외환은행은
이를 근거로 21일오후3시경 낙찰가를 발표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재무부와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데서 발생했다. 외환은행은 22일오전 전산조작은 하지않은채 응찰가
를 주당3만4천6백원으로 발표했었다고 밝혔다.

반면 재무부는 전산자료에도 주당3만4천6백원으로 돼있다고 발표했다.

외환은행이 전산조작만은 감추기위해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모험을
시도했든지 재무부와 "입맞춤"과정에서 뭔가 어긋났든지 둘 중에 하나일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