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럭금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멀지않은 장래에 중국경제와 일본경제가 미국경제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서고 한국도 통일을 발판으로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2000년대에는
동북아지역이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형성하게 될것이라고 전망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일본및 중국방문은 단순한 친선우호 확대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동북아의 새로운 정치경제질서를 구축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볼때는 역시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 확대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역점이 두어진다.

지금 한국과 일본은 모두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집착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정립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보다 찬란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 양국은 한일신경제협력대화기구를 공식 출범시키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지난 21일 히로시 일본통산상은 한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부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중이라고 밝히면서
양국간 제휴협력관계가 더욱 긴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김대통령
은 방일기간중 다른 어떤 의제보다도 한일간 제휴협력관계를 구체화하는데
힘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한중수교 이후 상이한 체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서로가 진정한 우방임을
확인하게 된 중국과도 정치 경제 문화등 다방면에 걸쳐 교류 증진을 위한
기초를 확고히 다져져야 한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한중간에도 "산업협력
회의"라는 기구가 발족할 예정으로 있다.

또한 양국간에는 자동차 전자교환기 중형항공기의 공동생산 문제,HDTV
원자력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해 논의하게 되며 나아가 중국의 에너지및
자원공동개발,8.5계획에의 참여등도 논의한다. 김대통령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체제를 보다 굳게 다지고 돌아와야 할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과 일본의 자본
및 기술력, 그리고 중국의 노동력과 자원을 연결시켜 동아시아를 세계경제
의 중심적인 위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행해져야 한다.
실제로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이후 전세계가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한국 일본 중국간의 경제관계는 단순한 통상확대라는 차원을 넘어서 산업간
협력체제 구축이라는 보다 높은 차원의 협력을 필요로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잇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일 북한의 핵문제가 유엔안보리에 회부되어 경제제제 조치가 내려진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이 아무리 큰 경제적 성과를 얻어낸다 하더라도 평화적 통일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키지
못한다면 애써 얻어낸 경제적 성과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번 순방이 21세기를 대바하고 평화적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