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종이로 공을 접어야지" "혜인아, 이제 오일스틱으로 그려봐" "아빠,나는
이제 바탕을 칠할거야"
20일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위치한 벽산빌딩 3층 갤러리아트빔.
핵가족제와 개인주의의 확산, 가장의 바쁜 사회생활 등으로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기도 힘든 요즈음 세태에서 이곳에는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온가족이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기위해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었던 것.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물감 뿌리기, 색종이 오리기, 반짝이풀 바르기등을
하면서 연신 신이 나는 표정이었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재롱을
보며 그림의 전체적인 구성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는5월4일부터 24일까지 열릴 "행복한 우리집전"을 앞두고 이날 벌어진
아트페밀리워크샵은 벽산건설이 운영하는 갤러리아트빔이 "세계 가정의 해"
를 맞아 나날이 붕괴되어가는 가정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고 사랑과 믿음의
사회를 건설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
미술인 부부와 자녀들로 이루어진 10가족이 참가하는 전시회에 앞서 이날
열린 아트페밀리워크샵에는 3가족이 참석, 각 구성원마다 "창작의 기쁨"을
통해 작품의 주제인 "행복한 우리집"을 만들어갔다.
"제가 서양화가이고 아내는 판화가인데도 아직껏 애들한테 그림 한번
가르칠 기회가 없었어요. 집과 작업실이 따로 있기때문이지요. 오늘 애들이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니까 앞으로 이런 "놀이"시간을 자주 마련
해야할 것 같아요"
부인 기명진씨(35)와 아들 동인(8),딸 혜인(6)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
작업을 한 신장식씨(36, 수원대 서양화과 교수)는 ""행복한 우리집"이라는
작품의 주제가 의식적으로가 아니라 오늘 즐거워하는 아이들에게서 절로
나오고있다"며 밝게 웃었다.
기명진씨도 "어렸을때부터 그림에 익숙해지면 커서도 전시회에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그림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 수인(8)과 함께 1백50호크기의 캔버스2개위에 유화물감 아크릴물감
오일스틱등으로 자유로운 드로잉을 하던 서양화가 최진욱씨(38, 서울대
강사)는 "아이들이 평소에 하던 낙서를 하듯이 그림을 그리니까 잠재
되었던 생활 속의 순수한 감정이 표출된다"면서 "오늘의 "그림을 겸한
놀이"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석고,빈상자,수수깡등을 이용한 부조작업,회화와 판화작업등 각가족마다
진행방식도 자유롭게 진행된 이날 워크샵은 부부간,또는 부모와 자식간에
"그림작업을 통한 교감"형성을 통해 "구심점을 잃어가고 있는 오늘의 가정"
에 "사랑을 회복할 수 있는 한 본보기"를 제공했다는점에서 의미있는
행사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이날 워크샵의 결과물은 5월4일부터 갤러리아트빔에서 21일간 전시
되며 이익금은 환경미화원자녀장학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글 신재섭기자 사진 양윤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