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이 제2이동통신 컨소시엄 참여를 포기, ''1통''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을 둘러싼 재계의 경합은 ''1통 선경, 2통 포철/코오롱''
으로 일단 구도가 잡혔다. 전경련 회장단이 선경의 ''2통''포기를 높이
평가, 선경이 ''1통''의 지배주주가 될 수있도록 최대한 지원키로 한데다가
강력한 경쟁상대인 포철이 ''2통''으로 방향을 전환함에 따라 선경이 ''1통''
의 지분을 확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포철은 선경이 "2통"포기를 선언한 직후 그렇다면 자신들은 "2통"으로
가는게 순리가 아니냐는 입장을 표명했다. 코오롱도 그동안은 "1통"과
"2통"을 모두 고려해 왔으나 앞으로는 "2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선경이 "1통"의 지배주주로 가고 선경과 치열하게
경쟁해온 포철과 코오롱중 한회사가 "2통"의 지배주주가 되거나 아니면
이들두회사가 공동지배주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선에서 결말날 가능성이
높다. 기존6사중 쌍용은 이미 "2통"의 지배주주로는 참여하지않을
것이라고 천명했고 동양과 동부도 자금력이나 그동안의 과정으로 보아
"1통"과 "2통"어느쪽도 지배주주자리를 노리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물론 "2통" 컨소시엄의 지배주주를 둘것인지 말것인지와 컨소시엄
참여범위가 아직 확정되지않아 변수는 있다. 그러나 지배주주를
두지않고는 "2통"의 컨소시엄구성 문제를 매듭짓기가 어려울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우선 단일지배주주든 공동지배주주든 지배주주자리를
보장해주지 않고는 "1통"과 "2통" 양쪽을 모두 겨냥해온 포철의 양해를
구하기 어렵고 이들과 치열하게 경합해온 코오롱을 달랠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전경련도 지배주주유무와 참여범위가 아직은 확정되지않았으나 지배주주를
두고 대신 참여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못했으나 컨소시엄의 참여범위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조규하전경련부회장의 얘기나 "제2이동통신에
"지배주주"로는 참여하지않겠다"는 김석원쌍용그룹회장의 말이 이같은
예측을 뒤받침하고있다.

어쨋든 전경련은 이달말까지는 제2이동통신 컨소시엄구성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전경련은 그동안은 최종현회장과 김석원회장의 이해가 걸려
회장단회의를 진행하는데 적지않은 애로가 있었으나 최회장과 김회장이
"2통" 포기및 지배주주포기 선언으로 이달말까지 컨소시엄구성을
완료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회장과 김회장의 의견을
들어 전경련사무국이 일단 시안을 마련하고 이를 회장단회의에
상정, 컨소시엄구성방안을 확정한다는게 전경련의 방침이다.

선경이 자금부담이 덜한 "2통"을 포기하고 일시에 3천3백억~5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1통"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최종현회장이
전경련회장을 겸하고 있다는 부담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번 이동통신사업권
을 반납한 경험이 있는 선경으로서는 "2통"의 지배주주로 선정됐을때 터져
나올 수있는 여러가지 오해를 고려하지않을 수없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아무리 공정한 평가를 거쳐 "2통"의 지배주주자리를 확보했다해도
"전경련회장직을 이용해 이동통신사업을 하려한다"는 구설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데다 그같은 오해는 단순히 선경의 이미지실추에 그치지않고
전경련,나아가 재계전체의 도덕성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는 설명이다. 그런점에서 선경의 "2통"포기는 재계전체의
신뢰확보를 위한 최종현회장의 결단이라고 평가할 수도있다.
전경련회장단이 최회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선경이 "1통"의 지배주주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있는 김석원쌍용그룹회장이 "2통"의 지배주주로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희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