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서도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현저히 커지는 기관
장세가 이어질까. 또 기관장세가 계속된다면 어떤 종목군들이 각광
받을까.

지난해 8월 금융실명제실시 이후 우리주식시장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투신 은행 보험등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현저하게 커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 거래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거래대금)은 92년엔 14.3% 수준
이었으나 지난해는 연간 24.5%까지 늘어났다.

신한증권은 이와관련, 미국과 일본증시의 기관화과정을 분석하고
우리증시의 기관화를 전망한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미국증시의 기관화현상은 60년대 중반부터 급속하게 이뤄져 69-73년
사이에 절정을 보였다.

미국증시의 기관화가 이루어진 가장 큰 배경은 채권보다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월등하다는 점이 널리 인식됐다는 점이다. 당시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인플레를 동반하고 있던 차에 주식의 인플레헤지기능이
확인된 것도 큰 작용을 했다. 간단히 말해 기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 주식이외엔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증시의 기관화
배경과 매우 닮아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증시의 경우 기관의 주식보유비중은 꾸준히 늘었으나 본격적인
기관화현상은 85년이후에 진행됐다.
85년부터 일본증시에서 기관화가 두드러진 까닭은 당시의 자금잉여
때문이었다. 일본은 당시 호경기하에서 무역수지흑자 누적으로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자금을 가지고 있었으나 저금리와 인플레 등으로
부동산을 빼고는 주식투자가 가장 유리한 자산운용의 수단으로 부각됐던
것이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 기관화배경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관화현상에서 더욱 관심을 끄는 점은 최근 우리증시와
주가상승의 양상이나 상승종목들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69-73년 사이에 이른바 우리의 주가차별화 같은 이중시세
시장이 형성됐다. 당시 이중시세장의 집중투자대상이 됐던 종목은
이른바 "니프티-피프티"로 불리웠던 블루칩(대형우량주)였다.

이 종목들을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했던 원인은 물량확보가 쉽고 주가가
크게 움직이더라도 객관적 지표가 우수한 종목들이기 때문에 비난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일본의 기관화에서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소수종목에 대한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두번째 특징은 주가차별화가 철저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두 나라의 사례를 볼 때 우리증시는 기관화의 초기에 진입해 있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 대형우량주들이 증안기금 매물의 주요표적이
되면서 블루칩의 상승에 대한 비관적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한도확대등과 맞물려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것이다.

신한증권은 우리증시의 이같은 기관화추세에 따라 앞으로 기관투자가의
집중적인 매수대상으로 블루칩들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우리증시에서
블루칩이란 어떤 종목들을 말하는지 분석했다.
이 증권사가 미국과 일본의 기관화과정에서 각광받았던 종목들을 감안해
우리시장의 블루칩을 고르는 기준은 대략 네 가지이다.

먼저 자산규모가 크고 증시에서 일정수준이상의 유동성이 보장되는
주식이어야 한다. 납입자본금이 최소한 2백억원이사인 기업을 들었다.
둘째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기업의 신용평가기준등급이
A2이상인 기업. 셋째 안정된 수익성과 시장지배력을 갖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이 기준이 될 수있다.
마지막으로 성장성을 확보해야 한다. 연구개발비투자가 크고 기업경영이
근대화된 기업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