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제품인 64메가 D램의 상품화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
오르고있다. 국내 3사는 물론 일본및 미국의 주요 업체들은 오는
95년께나 수요가 형성될 64메가시장을 선점하기위해 이미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서서히 샘플을 선보이고있다.

게다가 국내 3사가 공동으로 2백56메가급 개발에 나선데이어 일본과
미국업체들도 이제품의 개발시기를 앞당기기위해 전략적제휴를 맺는등
차세대반도체의 상품화를 둘러싼 국가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은 현상은 제품사이클이 패션만큼이나 짧아 제때 생산하지않으면
엄청난 투자비만 날리게되는 반도체산업이 갖고있는 특성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반도체3사가 지난해 7월 64메가 시제품을 공동개발한데
이어 삼성전자가 올 6월부터 엔지니어링 샘플을 생산, 세계 유수한
컴퓨터업체들에 선을 보여 그성능을 인정받고있다. 이회사는 수요만
있으면 공급량을 늘릴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현대전자는 이달초 정보처리속도가 35나노초(1나노는 10억분의1)로
세계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64메가제품을 개발, 출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미IBM제품의 40나노초수준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성일렉트론도 내년초부터 엔지니어링샘플을 출하, 시장 선점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회사는 이를위해 반도체제조공정을 설계할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만능모듈발생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마쓰시타 NEC등도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시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철저한 보안속에 엔지니어링샘플을 출하, 컴퓨터업체로부터
테스트를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IBM이 샘플을 만들어 자사 컴퓨터제품에 내장, 그성능을 시험
해보는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로써 16메가 D램에 이어 64메가
분야에서도 3국간 또 한차레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64메가급은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신문 5백12쪽분량(한글 4백만자)
을 담을수 있는 고집적반도체로 오는 97년부터 수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