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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올해 어느때보다도 숨가쁘게 한해를 살아
왔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빠른 대응을 해야만했다.
국경없는 초국가경쟁에서 생존하려면 고통이 따르는 경영혁신 작업이 불가피
해진 것이다. 세계적인 개방화 추세와 교역확대의 흐름속에서 적응하기 위해
서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업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시장으로 융합돼가고 있다. 자본과 인력과 원료와 기술과 정보는
세계를 앞마당으로 삼아 움직이고 있으며 기업간의 경쟁은 끝없는 무한경쟁
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와 국민이 애국심을 발휘해 자국의 기업을 살리고
싶어도 경쟁력없는 기업은 사라질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기업들
은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어느 집단보다도 가장 먼저 민첩하게 변신을 했다.
올해에도 예외없이 세계업계에는 생존을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올해 세계업계의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세가지를 꼽을수 있다. 리스트럭처링
전략제휴, 기업매수합병(M&A)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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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대 가전업체인 미쓰비시는 지난 10월 대대적인 구조재편
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지금까지 여러기업들이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취해온 구조재편 작업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구조재편작업의 골자는 내년초부터 자회사및 관련회사 6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통폐합에 착수,회사구조를 전면 재편한다는 내용이었다.

통폐합작업은 날로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에 맞춰 기업의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구조재편은 세개의 유형으로 나눠 진행되도록
짜여있다.

첫째는 21세기를 대비해 인력및 자본을 집중 투입할 기업군,둘째는 당분간
현사업을 지속하면서도 1~5년사이에 걸쳐 사업계획을 수정할 기업군,셋째는
수익성및 장래성의 관점에서 조속히 청산하거나 모기업에 흡수통합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업군이다.

미쓰비시는 마지막에 해당하는 기업군은 과감히 통폐합에 나선다는 방침을
확정,신년초부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록 아깝기는 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손해가 더욱 커진다는 판단에 따라
아픔을 감수하고 버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기업들은 이제 기술분야에서의 혁명적인 발전과 급속한 소비패턴의
변화,국경을 넘어선 초국가적 경쟁으로 주변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경쟁에서 낙오되고 마는 시대를 맞고있다.

리스트럭처링(구조재편작업)은 바로 주변환경에 대응, 기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변신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리스트럭처링 경영기법은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 시작됐으나 이제는 세계
어느나라 기업이건 자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널리 사용하고있다.

기업내 기구의 과감한 통폐합,대량감원,불필요한 자산정리,업종전문화를
통한 체질강화,해외현지진출확대,최고경영자교체등 다양한 대책이
이용되고있다.

구조재편작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기업은
미국 기업들이다.

올 하반기들어서만도 제록스 1만명, 필립모리스 1만4천명,RJR나비스코사
1만4천명등 내로라하는 미대기업들은 잇달아 대규모 감원을 단행,과감한
경영합리화 작업을 추진하고있다.

미기업중에서도 구조재편으로 가장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 손꼽을수있는
기업은 미최대컴퓨터 업체인 IBM. IBM은 창사이후 처음으로 외부에서
최고경영자를 영입하는등 대담한 경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있다.

IBM은 회사내 조정집행위원회를 설치,경영구조를 개편했으며 대량감원및
불필요한 부동산처분등도 실행에 옮겼다.

특히 컴퓨터 시장변화에 적응하도록 과감하게 업종전환을 추진,성과를
거두었다. IBM은 93년 세계PC(개인용컴퓨터)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3.6%로
1위를 지켰다.

후발업체들의 끈질긴 도전에도 불구,지난해보다 점유율이 오히려
0.5%포인트 늘어났다.

구조재편작업을 서두르고 있는것은 일본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올해 급격한 엔고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고통을 받고있는
일본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리스트럭처링에 나서고있다.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급속히 해외로 옮기고 있으며 종신고용제 폐지,일시
휴직및 감원,생산라인 폐쇄등 혁신적인 구조재편작업을 벌이고있다.

후지쓰,소니등은 하반기들어 BPR(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로
불리는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하기도했다. BPR는 정보시스템을 적극
활용,기업내 업무방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비용절감과 함께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있다.

변화에 둔감하다는 평을 받고있는 유럽기업들도 리스트럭처링에는 뒤지지
않고있다. 유럽최대 가전업체인 지멘스는 기술혁신을 가로막는 관료주의
팽배및 고객을 도외시한 경영으로 악평을 받아왔으나 올들어 수평적으로
기업조직을 개편,위기극복에 적극 나서고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유럽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면서
경영혁신작업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인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