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대입 특차전형에 "여학생 돌풍"이 불고 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고득점을 딴 여학생들이 "골치아픈" 본고사를 포기,
"손쉬운" 특차전형에 몰려 남학생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특차전형은 일반전형에 앞서 치러지고 불합격돼도 전,후기 일반전
형 응시에 아무런 제약이 없자 중위권 이상 여학생들이 본고사의 부담을 피
해 일단 지원해 보자는 속셈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24일 특차합격자를 발표한 연세대는 특차모집정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31.1%가 여학생합격자로 지난해 여학생 비율 25.4%를 훨씬 앞질렀다.
고려대는 한동희양(18,공주사대부고)이 4백점만점에 3백91.4점을 얻어 전
체수석을 차지했고 영어교육과는 17명 정원에 11명이,영문과는 합격자 27명
중 16명이 각각 여학생이다.
서강대도 국문,영문,불문과등에 여학생들이 대거 합격한 가운데 남학생 2~
3명이 합격,간신히 "남자체면"을 세울 정도였다.
연세대의 경우 여학생들이 전통적으로 몰리는 국문,영문,불문과등이 소속
된 문과대학은 특차정원 1백20명 가운데 여학생이 80명을 차지,여학생파워
를 실감케 했다.
정원이 9명인 불문과는 여학생들이 아예 "싹슬이"를 했고 12명을 모집한
국문과(여학생 10명)와 20명을 모집한 영문과(여학생 17명) 역시 여학생들
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다수합격자 순위에서도 경기여고가 각각 12명씩을 합격시킨 대원외국어고
와 상문고보다 1명 적은 11명을 합격시켜 개포,경기 서울,휘문,현대 등 이
른바 강남의 8학군 남자 명문고교를 따돌렸다.
전기공학과에 합격한 K여고 박모양(18)은 "수능시험에서 1백77.6점을 맞았
으나 서울대 모의본고사 성적이 좋지 않아 특차지원을 선택했다"며 "거의
모든 고득점 여학생들이 본고사 부담감때문에 특차에 응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