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을 뜻하는 우리고전에서 유래된 말로 그 의미에서 풍기듯이
다분히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적인 세상을 가꾸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붙여진
것이다.
고교2년 여름방학을 얼마남겨두지않은 78년 우리는 교내 벤치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끝에 모임을 정식 결성키로 하고 파이팅을 외쳤다.
중동고교 73회 동기생으로 구성된 우리모임은 순수우정의 약속이었다. 모교
(지금은 강남구 개포동으로 이전)가 종로에 있었던 탓에 우리는 대학시절
에도 종로거리를 잊을수가 없어 보신각 뒤의 조그만 다방을 연락처로 삼아
수시로 들락거렸다.
초대 회장직을 맡아 살림을 꾸려 나간 박영도(영유통 과장)의 재담은 항상
우리를 즐겁게 하고 신선한 유머를 제공하는 최기환(우림종합건축 대표),
0.1톤의 거구를 자랑하는 심술꾸러기 이동오(동부건설과장), 4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신중인(금성사선임연구원)등이 회장과 총무를 교대하느라 고생이
많다. 축산학을 전공한 박기홍(삼천당제약 소장), 섬유공학을 전공한 장기주
(선경인더스트리 과장), 경제학을 전공한 한성길(삼성종합화학과장), 토목
공학을 전공한 허웅(군복무) 이동오 박영도, 건축공학을 전공한 최기환,
전기공학을 전공한 신중인, 그리고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8명이 서로의 전공과 경험을 활용하면 건축설계에서부터 생활경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소국"을 건설하는데 밑바탕이 될것이다. 흔히 그러
하듯이 고교 동창생들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허물없이 만날수 있으며 그
유대관계도 더 돈독히 쌓아나갈수 있는 평생지기이다. 지금은 각자 다른길
로 사회에 진출해 있지만 자기분야에서 실무자나 책임자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을 보면 현대 정보통신 사회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디지털 신호처리
분야에 뛰어든 필자에게도 분발할수 있는 거울이 된다. 지난9월 대전 한국
과학기술원에서 있었던 합동학술대회에 필자와 거래관계가 있는 일본 SDS사
의 장비를 데모용으로 통관할 당시에 우리 모임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적
이있다.
매달 둘째주 토요일에 만나기로 되어있는 정기모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달에 한번정도 모두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즐거움
은 실로 기다려지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