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최아란씨(31)는 요즈음에야 비로소 "진정한 연기의 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연극입문 7년만에 처음으로 주역을 맡아 어릴적부터 꿈꾸어오던 "연기에의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고있기 때문이다. 최씨가 현재 출연중인 작품은 서울
명동 엘칸토소극장에서 공연중인 "북회귀선"(최강지 연출).

이작품은 아나이닌의 일기소설 "헨리와 준"을 극작가 정하연씨가 각색한
것으로 자유와 성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불태우는 성문학의 대가 헨리밀러,
그를 위해 몸을 파는것도 마다않는 그의 아내 준,그리고 헨리의 자유와
준의 열정을 모두 사랑하는 여류작가 아나이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최씨는 이작품에서 유부남인 헨리밀러와 그의 아내마저도 사랑하는 복잡한
욕망의 소유자 아나이닌역을 깔끔한 연기로 잘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지적이면서도 요염한,이중성격의 극중 아나이닌에게서 저와 닮은 모습
을 많이 발견했어요. 제 별명이 평소 "내숭"이거든요. 주역을 처음 맡은데
대한 기쁨보다는 무대에 오를때마다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앞서요"

조각가 최만린씨(서울대 미대학장)와 탤런트 김소원씨의 딸로 예술가로서
의 기질을 타고난 최씨가 연극에 입문한 것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지난 86년부터.

어릴적 극장에 갔다 연기에 흠뻑 빠진 이모부 최불암씨의 모습을 보고
연기자로서의 꿈을 가졌다고.

3년간 KBS방송의 성우로도 활약했던 최씨는 "이번 작품의 주제를 이끌어
가는 진행과정에서 벌이는 정사신 동성애 장면등이 생소해 애를 먹었지만
연기자체에 몰입하다보니 부끄럽다는 의식이 없어졌다"고 밝힌다.

최씨는 "사생활이 아닌,연기를 하는데있어 작품이 요구한다면 배우는 모든
것을 벗어던질 수 있는 자세와 각오를 지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연기에만 전념해 훌륭한 배우가 되고싶다"고 말한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