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진화학에 들어서면 사무실과 공장곳곳에
액자가 걸려있다. 액자에는 "돈이 따르는 사람" "해서는 안될말"등
10개항목의 "훈"이 적혀있다.

이중에는 "타부서나 타사는 이렇게 하지"라는 표현은 해서는 안될 말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돈이 따르는 사람이라는 구절도 있다.
평범하면서도 뭔가"느낌"을 주는 10개 훈의 글에서 이회사의 분위기를
읽을수 있을것같다.

한진화학은 오는 27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중견페인트업체. 한우물을
파며 목공용도료부문에서 선두를 지킬수 있었던 데는 이런 전통의
회사분위기가 보이지않는 힘이 됐다.

이회사의 선장인 안성철사장(40). 그는 지난 87년 창업자인 선친
안도현전사장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경영인이다. 젊은 나이에
경영일선에 나선 그는 종업원들 가슴속에 배어있는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면서 한편으로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위해 애쓰고
있다.

안사장은 사장취임뒤에 아직 여름휴가 한번 제대로 가보지못했다고
말한다. 종업원들이 잘 따라오도록 자신을 다스리면서 회사를 자신의
색깔로 바꿔나가고 있다.

회사규모의 변화만 봐도 그렇다. 지난 87년 70억원에 지나지않던
회사매출이 지금은 1백5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신규 프로젝트 추진도
눈길을 끈다. 지난90년에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박용도료와
중방식도료생산에 새로 뛰어들었다. 목공용도료만으로는 회사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미국의 디보코팅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15억원이상을 투자했다. 결과는
성공작이다. 지금은 전체외형에서 선박용도료부문이 30%가까이 차지한다.
안사장은 이를 단지 품목다각화의 신호탄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신규
수요가 엿보이는 품목은 계속 참여해나갈 계획이라는 것이다.

한진화학에는 1백60명의 종업원중 기술인력이 40여명이다. 안사장의
자신감이 기술력에서 생겨나는 듯하다.

자신이 직접 영업일선을 휘젓고 다니는 안사장은 맛보기수준인
수출물량을 늘려 세계속의 한진화학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