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륜속에서도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경제개발의 신화를 만들어낸
우리기업의 역사를 처음으로 정리한 "한국기업 흥망사"(명진출판간)가
출간됐다.

기업연구에 대한 진지한 연구성과와 독특한 시각으로 주목을 받고있는
신예학자 공병호씨(34.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가 펴낸 이 책은 30여년의
길지않은 성상을 지나오는동안 격심한 부침을 거듭해온 우리기업의 산역사
이면서 역사가남긴 값진 경험속에서 찾아낸 교훈을 발판으로 삼아 국제화의
거친 소용돌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대안까지를 제시,크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우리기업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이후 30여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은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수명 30년" 주기론과 맞물려 한국기업역사의
체계적인 분석작업은 시의 적절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우리는 왜 우리기업의 역사를 평가하는 작업을 필요로 하는가.
무엇보다 경쟁력향상이라는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고있는 우리기업이 어떠한
형태로든 변신하지 않고는 살아남을수 없다는 강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역사란 우리에게 지나온 시대와 현시대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할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밝힌 저자는 따라서
이 책의 궁극적인 의도는 기업흥망사를통해 현재의 어려운상황을 극복하고
나아가 국부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민족적 당위성을 기업의 아이덴티티로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우선 제1장을 통해 한국기업의
성장사를 다루고있다. 지난 65년이후 현재까지 1백대기업의 변천과정을
살핀 이장에서는 당시 1백대기업가운데 지금까지 1백위안에 살아남은
기업은 불과 16개뿐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기업의 흥망성쇠가 상당히
숨가쁘게 진행되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2장은 업종별 부침상황과 기업변천과의 관계를 살폈다. 기업의 운명은
주력기업의 성장여부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저자는 주력기업의
성숙기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기업만이 생존가능 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제3장에서는 이른바 재벌화된 기업그룹과 전문화된 독립기업의 성장과정을
비교했다. 여기서는 계속해서 승승장구한 재벌기업과는달리 특정분야의
전문화된 독립기업은 서서히 상위권에서 밀려나는 양상을 보여왔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제4장에서는 동명 화신 제세 율산 명성그룹등 몰락의 길을 걸은 10개
그룹의 사례를 살펴보고 몰락의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갔다.

제5장은 한국기업이 걸어온 길을,제6장은 최근의 불황,개방의 파고,그리고
경쟁력 향상이라는 국가적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찾기를
각각 테마로 하고있다. 저자는 여기서 난제극복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했는데 사업재구축,전략적 제휴,각종 경영혁신운동에 대한 현상과
전망을 총체적 시각으로 풀어나갔다.

마지막 7장에서는 93년이후 우리기업의 과제와 전망을 다루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는 재벌의 분가현상과 각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기법을
채택할것이라는 예측을하면서 리더중심의 과감한 경영혁신을 이루지못하는
기업은 멀지않아 간판을 내리게 될것이라고 예견했다.

한편 이책의 출간과 관련,서울대 경제학과 송병락교수는 "무엇보다
근대자본주의 도입이후 최초로 기술된 우리기업의 역사라는데 큰 의의가
있으며 또 변신에 대한 비전과 방법을 우리기업의 역사에서 찾았다는점이
높이 평가된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