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만국박람회는 미국 사애틀에서 열렸다.

그때 "피플 투 피플"이란 국제 기구도 참여해 그 전시관에서 아시아지역을
대표해 일한 경험이 있다. 개인 접촉을 통해 국제친선과 이해를 도모하자는
홍보를 하는 일이었지만 도우미는 아니었다.

당시엔 동서냉전이 팽배하던 때라 대전 엑스포만큼 참가국이 많지
않았어도 시애틀엑스포는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인데도 우리나라는 한국관에 고려 인삼,나전칠기,자전거,자동차용
피스톤,그리고 전기모터 같은 소품들을 전시했다.

보잘것 없는 전시였지만 많은 방문객이 붐볐다. 대전 엑스포와는 달리
방문객들은 외국관에 더큰 흥미를 보였다. 어쨌든 모든 방문객들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즐거워했다.

물론 그때도 줄서기는 있었지만 그늘진 곳이 많았던지 모두 흥그럽게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질서 정연해 보였다.

93년 대전 엑스포는 어떠한다. 무질서한 관람객의 행동을 비판하는 소리가
우선 높다. 이것은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무제가 아닌가 한다. 어찌 질서가
서울서는 지켜지고 대전에 가서는 지켜지지 않겠는가. 서울의 무질서가
대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것 뿐이다.

물론 만국 박람회장이니 한번 잘봐 달라는 부탁은 할수 있겠지만 들어주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사실 박람회란 산업이나 기술 따위의 발전을
위하여 농 공 상업등에 관한 물품을 한곳에 모아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즉 이것은 어디까지나 집안잔치로 볼수 있다.

그런데 집안잔치라고 큰 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잔치란 많은
손님이 오고가야 흥이 나는 법인데 온다던 외국손님이 오지 않아 섭섭해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홍보가 잘 안돼 오지않은 손님을 어떻게
하겠는가.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으니 하는 말인줄 안다. 이와 차려놓은 잔치이니
우리끼리라도 즐겼으면 한다. 어떤 사람은 또 외국관에서 상품을 판다고
불평을 하는데 이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멀리서 자기상품을
선전하러 온 사람들에게 여비는 보태주지 못할 망정 괜한 싫은 소리를
해서야 되겠는가.

어쨌든 만국 박람회가 대전에서 열린 것은 대경사이며 큰 잔치이다. 이번
기회에 올림픽같은 값진 경험을 또하나 얻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