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4분기의 주식회사설립이 금융실명제실시에도 불구,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3일 본사가 집계한 주식회사 설립현황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등 6대도시의 올 3/4분기 신설법인은 3,088개로 지난
해 같은기간보다 22.4%, 전분기보다는 5.6% 늘어났다.

이러한 법인설립증가는 실명제실시이후 개인기업들이 무자료거래가
어려워져 세원노출에 따른 세금중과를 감안할때 주식회사로 전환하는게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금추적조사등을
법인전환으로 피해보겠다는 계산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실명제가 전격 발표된 8월에는 법인설립이 7백77개로
위축됐었으나 9월들어서는 실명제실시전인 7월의 1천개보다도 늘어난
1천18개가 새로 설립돼 실명제충격에서 벗어났다.

한편 올들어 9월말까지의 신설법인은 3.4분기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기보다 6.4%늘어난 8천9백99개사설립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해 동기보다 10.7%늘어난 6천3백25개가 설립된 것을 빼고는 여타지역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거나 감소세를 나타내 대조를 이뤘다. 서울은
전체비중이 70.3%를 나타냈다.

< 서 울 >

서울지역 신설법인의 특징은 유통 서비스업체의 설립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올들어 9월말까지 새로 주식회사로 설립된 유통업체는
1천1백85개로 지난해 동기보다 39.7%늘어났다. 또 서비스업체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7%증가한 9백77개사가 새로 설립됐다. 특히 유통업체는
전체신설법인 중 18.7%를 기록,법인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그동안 상당수가 관행적으로 무자료거래를 해온 터여서
금융실명제실시를 계기로 세금부과나 모든 거래가 상대적으로 개인기업보다
"투명한"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있기때문으로 보인다. 올 3.4분기와 지난해
동기를 비교해봐도 이같은 추세를 읽을수 있다.

올 3.4분기에 새로 설립된 유통업체는 4백50개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71.7%나 급증했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동기보다 25.9%나
증가한 3백20개사가 새로 문을 열었다.

서비스업체는 CATV프로그램공급업체 영상물제작업체등 미디어관련업체의
설립이 많았고 음성정보서비스업과 직업알선업체의 잇달은 설립도 눈길을
끌었다. 서비스업과 유통업설립의 증가와 비교,전기전자 기계 금속 섬유
피혁등 순수제조업체의 설립은 계속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는 올들어 9월말까지 4백23개사가 설립돼 전체 비중이 0.6%에
그쳤다.

< 지 방 >

지방화시대에 걸맞지않게 지방도시의 주식회사설립은 크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주력산업이었던 신발업의 침체로 지방산업 전체가 위축되고
있는 부산은 법인설립추이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9월말까지 부산지역에 새로 설립된 법인은 9백48개사로 지난해
동기보다 3.9%늘어나는데 그쳤다. 여타지역도 남동공단 2단계지역입주가
본격화되고 있는 인천이 지난해보다 5.8%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법인설립이 뒷걸음을 쳤다. 대구는 3.3%,광주는 18.8%,대전은 12.9%씩
각각 법인설립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었다. 대전지역의 경우 엑스포가
열리는 도시라서 지역발전기대심리를 반영,법인설립이 늘것으로 전망됐으나
크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경기침체의 여파가 지방의
예비창업자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