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은 새로운 "한국경제론"을 시도하고
있는 훌륭한 저작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80년대를 주요대상으로 하면서도 먼저 한국경제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밝히면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제1장에서
한국자본주의의 역사적 성격을 규정짓고 제2장에서 일제 식민지시기를
본원적 축적과정과 결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60,70년대
한국경제의 수출주도형 발전전략을 "자본국제화론"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음편에서는 민간경제의 핵심인 산업과 노동을 다루고 있다. 먼저
산업편에서는 전자산업을 통해 수출주도형 발전전략과 그 발전과정을
자본국제화의 맥락에서 분석하고 5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경제의
서비스화현상을 종래의 "불생산적 노동론"의 관점과는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산업집중 재벌 금융 자본등의
문제를 산업및 시장지배,기술개발의 지연,더 나아가서 이들의 국가권력과의
매개등의 문제와 결부시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노동편에서는
자본축적양식의 변화,노동시장구조의 변화,국가의 정책,그리고 노동자
생활상태의 변화등과의 관련속에서 노사관계의 변화양상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정부주도정책하에서 강력한 수단으로 그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재정 금융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재정부문에 있어서는
재정전문지가 아닌 "한국경제론"에서는 처음으로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국가재정을 전면적으로 체계화시키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중요한 현안의 하나인 지역격차문제도 그것을 재정활동과
연계시켜 분석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금융부문에 있어서는 그동안
정책금융과 특혜금융으로 특징되는 낙후된 금융구조가 국민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 세계경제편을 마련하여 처음으로 "한국경제론"에서
북한경제를 취급하고 이어서 한국경제가 구조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선진자본주의의 70~80년대 축적위기경향을 분석하고 있다.

이책은 새로운 접근방법의 채택으로 기존의 저술에 비해 보다 많은
이견과 논쟁을 불러일으킬 여지도 없지 않다. 정치경제학내부의 시각이
통일되어 있지 못한데다가 본서 필진들의 시각도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한국경제론이라면 반드시 다루어야할 몇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최근 국내외 정세의 급격한 변화과정속에서
한국경제를 새롭게 인식할수 있는, 나아가서 이에 바탕을 두고
세계경제전반을 조망할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울아카데미간)

유한성<고려대.재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