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의 거성 클라크 케이블이 강연하는 것을 유학시절에 들은 적이
있다. 강연이 끝나자 학생들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출연했을때
출연료는 얼마정도 받느냐는등 많은 질문을 했다. 그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스타"가 매고 있는 넥타이의 값이 얼마냐는 질문이었다.

당시 학생들이 살수 있는 넥타이 값이 2달러50센트정도였는데 그의 것은
25달러짜리라고 했다. 그렇게 비싼 타이도 있을까. 강당전체가 부러움의
탄성을 냈다.

그러자 미안하게 생각되었던지 "제 직업이 연예인이라 저는 항상 멋지게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최고급의 의상, 액세서리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비용은 세무서에서 직업상 필요한 구매로 인정을
해주어 연말 종합 소득세를 낼때 비용처리가 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저도 여러분것과 같이 근사한 것을 매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부연해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 미국의 세법이 과연 잘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옆집에 사는 자동차 수리공이 왜 값싼 공구 하나를 사면서도
영수증을 꼭 챙기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정당하게 세금을 덜 내려고
증빙서류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일반인도 영수증을 받아 후에 세금계산
할때 공제받을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만일 이런 세제가 발표된다면 영수증을 받지말라고 해도 모두 다 받아
놓을 것이다.

정부는 실명제의 충격을 완화하고자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물론
내림폭이 작다느니 크다느니, 이에대한 토론이 분분하다.

여기서 뭐라고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는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서
희망사항은 하나있다. 이번엔 어떻게 해서든지 정부가 국민을 믿는 세제로
개편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실명제가 실시된 계기가 법을 어기는 사람이 많아 음성거래를 방지해
보자는 뜻에서 발상된 것이니 국민을 믿어달라는 말에 설득력은 없을거다.
그러나 국가가 자국민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누가 믿어 주겠는가. 세율
자체를 조금 내려 받는 것보다는 확대된 공평한 세율계산 방법이 더
매력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