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날 전세계가 알아주는 신발수출국이었다. 섬유와 함께
수촐한국의 간판이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또한가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은 신발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수출이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되고 있다는 어두운 현실이다. 신발수출은 89년
58억7,000만달러에서 91년 38억3,000만달러,92년 31억8,000만달러로 줄었고
금년 상반기엔 12억4,384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24. 4%가 또 감소되었다.

우리는 이제 또하나 걱정스런 사태에 직면해 있다. 중국등 값싼 외국산
신발의 폭발적인 수입증가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상공자원부에 따르면
외국산 신발수입량은 지난89년 172만 켤레에서 지난해에 700만켤레로
3년사이 4배이상 늘었고 금액으로는 1,161만달러에서 3,168만달러로
약3배,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1,720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48. 9%가 또
증가되었다.

아직도 물론 금액이나 수량면에서 그리 대단치는 않다. 그러나 이런
속도로 불어난다면 앞날을 염려하지 않을수 없다. 게다가 지금은
중국산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언젠가는 고가의 선진국산 수입도 늘어날
것이다. 한편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신발의 역수입도 필시 증가할
것이다.

아무튼 당국은 이런 현실에 놀라 뒤늦게 관세율을 높이는등 대책을
연구중이라고 한다. 현재 일률적으로 9%의 종가세가 부과되고 있는 신발류
수입관세율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로 할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임이 드러났다.
미국은 켤레당 3달러미만짜리 관세율이 무려 48%나 되는 것을 비롯 일본과
EC가 각각 최고 20%와 27%,중국100%,인도네시아 40%이고 대만도 10%로
우리보단 높다.

관세율을 올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한계가 있으며 시기적으로도
문제가 없지 않다. 그러나 도움은 될것이다. 결심이 섰으면 가급적 빨리
실행할 필요가 있다.

신발의 경우에서 우리는 정부의 허술한 행정과 정책운용의 단면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관세율을 무작정 내린것도 문제지만 이제와서 외국것과 비교하는등 뒷북을
치고 있으니 딱한 일이 아닐수 없다.

섬유도 그렇지만 신발산업은 결코 포기할 대상이 아니다. 노력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연간 7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집행이 무리한
담보요구둥으로 지지부진한데도 당국은 마냥 보고만 있다. 이런
정책빈곤이 어우려져 신발산업의 고사를 채찍질하고 수입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