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경계선이 없어졌다. 서울사람이 신도시등 수도권지역을 향해 탈서
울행렬에 참가하고 있다. 이사가는 사람은 줄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많다. 지방을 뜨는 사람은 대부분 수도권,특히 서울로 몰린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92년 인구이동 집계결과"에 나타난 주요한 특징들이
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국민 1백명당 20.6명이 거주지를 옮겼다. 거주지를 옮
긴 사람은 9백3만2천명으로 읍.면.동의 경계를 넘어 이사한 사람이 5명당 1
명꼴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총인구에서 이동인구가 차지하는 이동률은 경
제개발과 더불어 70년대 초반 16%대에서 7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높아져 88
년에는 23.9%로 피크를 이루었다. 이런 이동률이 89년부터 떨어져 91년 20.
6%에서 작년엔 20.5%까지 다소나마 떨어졌다.
이같이 이사다니는 사람이 줄어든것은 우선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인구이
동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또 대도시로 사람들을 계속 공급
하던 농촌등지에 이제는 빠져나갈 청장년층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이런 이동률이 과거에 비해 낮다는 것이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것은 아니다. 일본(5.2%) 대만(7.1%)에 비하면 20.5%의 인구이동률은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주거가 불안정하다는 얘기가 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서울의 무경계화 현상이다. 서울만 서울이 아니라 인천
신도시 경기지역의 위성도시들이 모두 서울화하고 있다.
서울의 광역화는 서울사람의 수도권 이주행렬에서 확인된다. 서울의 작년
총전출자 73만5천명중 경기(58.2%) 인천(9.8%)으로 간사람이 68%에 달했다.
특히 분당 평촌 일산 산본등 신도시로의 이주가 두드러졌다. 이들 4개 신도
시로 이주한 서울사람은 18만1천명이었다. 신도시전입자 23만9천명의 75.7%
가 서울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수도권으로 옮겨온 사람중 서울 전입자의 비중이 줄고 있는것도 서울광역
화를 부추기고 있다. 70년대 수도권전입자중 70%이상이 서울로 들어 왔으나
이 비중이 점차 줄어들어 작년엔 54.2%까지 줄어들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일단 서울근교에 자리를 잡은뒤 서울진입을 노리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북(66.9%) 강원(66.1%) 충북(64.1%) 충남(55.3%) 전남(47.8%)등은 전출
자의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옮겨왔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만이 아니라 부산 대구등 이른바 3대도시에 공통된 현
상이었다. 부산(50.2%) 대구(53.2%)의 전출자중 절반이상이 경남 경북등 인
근지역으로 나가 이들 도시의 광역화를 조성했다.
한편 수도권으로 옮겨온 사람중에는 전남사람이 가장 많았다. 수도권 전입
자61만3천명중 15.1%인 9만3천명이 전남사람이었으며 충남이 8만명(13.1%),
전북이 7만3천명(11.9%)으로 그뒤를 이었다. 서울 전입자도 역시 전남(16.2
%)전북(12.8%)충남(11.1%)사람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