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그후로 나타나기 시작한 세계정세의 변화는
남북한 통일이 멀지않아 이루어질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실제로
남한에서는 통일을 대비하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쉬지않고 들려오고
있으며 전문가들 주변에서는 통일이 2000~2005년사이에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측되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특히 최근에 있었던 독일의
통일경험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의 마련에 도움을
주고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필자는 한반도 통일은 전국민의 참여가 있을 경우에
보다 쉽게 이루어질수 있다고 생각하여 통일비용의 마련책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독일의 통일경험을 바탕으로 헬무트 슈미트 전독일총리는 최근 한
칼럼에서 한국의 통일과 관련하여 값있는 충고를 하나 던져주고 있다.
"한국은 통일을 준비함에 있어 통일과정이 보다 평화적이고 생산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도록 통독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충고는 국내학자들에 의해서도 이미 제안된바 있다. 한 예로
신창민중앙대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우리는 우선 북측의 생산증가에
직접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것이 바람직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력과
원자재의 북송을 제안하고 있다.

통일논의는 아직도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기는 하나 분명한 점은 앞에서
인용한 두사람의 견해처럼 남한은 "시간을 갖고"북한의 경제력향상에
도움을 줄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것으로 요약될수
있다. 특히 지난 7월초 김영삼정부가 한반도 통일은
경제교류<>경제협력<>경제통합의 3단계 전략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점을 감안할때 통일은 2000년대에
가서야 이룩될 것으로 전망할수 있다.

한반도통일이 10여년 후에야 이루어지리라고 가정하면 지금은 그야말로
막대한 통일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정부와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경제적측면의 통일논의는
두가지로 요약될수 있을것 같다. 하나는 한반도 통일은 독일처럼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것,다른 하나는 한반도 통일비용은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비용은 주로 북한경제를 남한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쓰여지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남북한 경제통합이 93년에 이루어진다는 가정하에
북한경제를 남한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드는 통일비용은 무려 167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통일비용이 막대하다는 것은 통일로 인해 경제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독일의 경험이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통일비용은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물론 당연한 논리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부는
통일비용 마련을 위해서 세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것 같다. 첫째
방안은 증세이다. 그러나 신경제계획이 끝나는 98년에 조세부담률이 23%로
증가,조세저항을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통일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둘째 국공채 발행이다. 국공채의 발행으로 엄청난
통일비용을 일시에 마련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셋째 차관도입이다.
통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막대한 외채를 진다는 것도 역시 어려운
일이다. 물론 막상 통일이 된다면 정부는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방안에
의존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민족의 숙원인 통일문제를 정부에 맡겨 둔 채 우리는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럴수는 없다. 따라서 온 국민들은 통일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통일적금 통장갖기운동"이 그방안이다. 이것은 전국의 모든 가구가
통일비용마련을 위해서 매월 일정액씩 일정기간 적금을 하는 운동이다.
여기에서 일정기간이란 3년 또는 5년을 의미하고 일정액이란 각 가구의
능력이 바탕이 되는 적금액이다. 한 예를 든다.

만일 1가구가 월 1만원씩 5년간 정기적금을 한다면 이 돈은 5년후에 약
78만원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700만 가구가 월2만원씩
5년간 정기적금을 한다면 5년후에 이 돈은 10조원을 훨씬 넘을 것이다.
지금 당장 이 운동을 펴나간다면 5년후에 우리가 10조~15조원의 돈을
마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정부가 3단계에 걸친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일시점에 따라서는 50조원의 돈도
마련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운동에는 정부의 정책적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두가지로 요약될수 있다.

첫째 정부는 온 국민이 참여할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은 통일적금의 이자소득에 대한 면세조치를 의미한다.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통일적금을 도중에 해약한다든가 만기후 개인적으로
사용하게될 경우 통일적금은 일반 적금과 같이 이자소득에 대한 조세를
부과함으로써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인정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만기후에
통일적금은 다시 정기적금으로 이어질수 있도록 정부는 계속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통일이 될때 통일적금이 북한의 경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투자될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는 곧 북한에 투자하는 정부 기업이나
민간기업의 채권이나 주식을 매입하는데 통일적금이 사용될수 있도록
정부가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통일적금관리는 통일적금운동에서 핵심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북한주민은 경제적 여건이 좋은 남한으로
이주하게될 것이고 이로인해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한반도는 일시에
실업 주택 교통 범죄문제등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이런점을 감안하여 전문가들은 통일후 북한주민의 남한으로의 이동은
한시적으로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같은 규제에는 통일후
북한주민을 한시적으로 북한땅에 묶어둘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대안이란 남한이 북한땅에 투자하여 북한주민들에게 고용기회를
마련하고 소득증대를 보장해 주는 방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돈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통일적금 통장갖기 운동"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모아진
통일적금이 대북한투자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경우 북한주민에게는 경제력의
향상을,남한주민에게는 투자수익의 보장을 마련해 줄수있는 확실한 대안이
될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온 국민이 참여한다면 "통일적금 통장갖기 운동"은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할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통일적금 통장갖기 운동"을 사회운동으로 펴나가야할
때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단국대 박동운교수와 공동으로 이운동을 추진,뜻있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활동중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