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식시장은 주가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시장의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약화되는 무기력 장세를 연출했다.

제헌절연휴직전인 지난 16일 759.17을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주말인
24일에는 741.83에 머물러 2.28%(17.34포인트)가 떨어졌다.

지난주 거래량은 하루평균 1천9백24만주로 전전주의 2천7백47만주보다
무려 30%(8백23만주)가 감소,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극히 저조했다.

특히 주말인 24일 주식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타결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보합수준에 그치고 거래량도
토요일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적은 수준인 1천78만주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의 기조가 취약했다.

이날 주식시장이 여전히 무기력장세를 연출한 것은 현대그룹 노사분규의
악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시장안팎의 여건들이 여전히 나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시장이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첫째 실물경기회복조짐이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물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시장에 들어왔던 많은 투자자들이
설비투자부진과 물가불안으로 향후 장세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 시장을
서서히 떠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 증시자금이 이탈하면서 시장의 수급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셋째 월말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참여규모를
크게줄여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시장의 기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공직자의 예금.주식계좌조사문제가
악재로서의 위력을 발휘,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수
있다.

이번주에도 이같은 시장안팎의 나쁜여건들이 근본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없어 약세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증시분석가들은 이번주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730선을 1차지지선으로
삼아 소강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의 소강국면에서 간헐적으로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힘에 부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시장참여도
크게 줄어들것으로 보여 지리한 하한기장세가 연출될 공산이 크다.

<> 수급

고객예탁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수급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자금사정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은 23일현재 2조7천8백38억원으로
전날보다 6백55억원이 감소,2조8천억원선마저 무너졌다.

이는 지난 12일의 3조4백10억원보다 거래일수기준으로 9일동안 모두
2천5백72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9일동안 하루평균 2백8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22일에도 5백59억원이 줄어들어 고객예탁금감소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투자심리악화가 진정되지 않는한 증시자금이탈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고객이 증권사로 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외상으로 사들이는
신용융자잔고는 24일현재 1조6천1백8억원으로 지난 12일의
1조6천6백5억원보다 4백97억원이 감소했다.

전문투자자들도 향후 장세를 나쁘게 보고 외상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신용융자잔고는 증권업협회가 설정한 자율규제한도인
1조6천8백6억원보다 6백98억원이 적은 수준이나 이정도의
가수요세력출현으로 수급구조를 개선시키기는 어렵다.
고객이 주문을 낸후 결제대금을 제때에 내지않아 발생하는 미수금은
23일현재 8백43억원으로 지난 12일의 1천2백41억원보다 3백98억원이
감소,악성매물부담은 작은 편이다.

<> 자금

월말을 앞두고 각종 자금및 세금수요가 몰려있어 시중자금사정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참여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26일의 2조3천억원에 이르는 부가세납부와 월말 법인세 특소세등
1조2천억원의 세금수요가 몰려있다. 모두 3조5천억원의 세수요인이
기다리고 있다.

시중자금사정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시중실세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시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