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하고 있는 당국의 움직임을 밖에서 보고 있느라면 눈물겹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대한무역공사의 재외사무소들이 총동원되어있고 공관의 직원들 역시
대전엑스포 준비와 홍보에 비지땀을 흘리고있다.
6공시절 실무부서의 강력한 반대를 꺾고 행사좋아하던 당시 최고위층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일이긴하지만 내일모레가 개막일인데 행사자체에 대해
더이상 초를 칠 이유는 없다.
다만 최근 러시아의 우주선이 대전으로 가느냐 못가느냐의 문제를 놓고
또한차례 우리당국이 유치총력전을 벌이고있는 형국이어서 돈들여
모셔오기병이 재발하고있다는 우려를 지울수없다.
실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정부의 권유에 밀려 울며겨자먹기로 러시아등
일부국들의 대표단 유치에 스폰서를 서고있다.
지금 막후에서 비용부담의 대상이 되고있는 초청 대상은 러시아우주선.
대전엑스포 개막기념으로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발사돼 우주를 한바퀴돌아
동해에 떨어지면 이를 대전에 전시한다는 그럴듯한 계획이다. 더구나 이
우주선 캡슐에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담고-. 계획은 화려하고
흠잡을데가 없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문제가 되어있는 우주정거장의 발사비용은 러시아측 에이전트의
주장으로는 최소 1천2백만달러나 든다는 것이어서 국내 어느기업이든 선뜻
나설수없는 형편이다. 러시아측 에이전트는 그동안 우리 외무부등을
상대로 기업과 방송국등의 광고협찬을 붙여달라는 로비를 해온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전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우주선 껍데기하나 전시하는데
1천만달러가 넘고있으니 어느 기업인들 선뜻 나설수 없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러시아는 지난해 신대륙발견 5백주년기념식엔 무료로 태평양을
건너는 우주선을 발사,미국인을 즐겁게 한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러투자총액이 2천8백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을 감안하면
1천만달러가 넘는 우주선전시비용은 아무래도 너무 큰 배꼽일수 밖에 없다.
아직 비용분담문제가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비용때문에 한국에 못간다"는
이타르타스통신의 기사가 서울로 날아가자 관계당국의 확인전문이
날아오는등 법석을 떨고있어 고질병이 도진다는 안쓰런 느낌을 지울수
없다.
<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