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오보에의 고상한 음색에 비해 선뜻 내세울게 없는 악기이다.
오케스트라에서도 엑스트라악기인양 취급받기 일쑤이다. 그러나 바순이
소리를 낼때에는 현악기들로 사치스러웠던 오케스트라는 푸근한 자세로
돌아간다. 목관악기중 가장 저음으로 화음의 조화를 만들어내기때문이다.
빛은 안나지만 오케스트라를 떠받치는 악기중의 대표적인 악기가 바순인
것이다.
강희선씨(24)는 바순주자이다. 2.5kg이나 되는 바순을 목에걸고 29개의
키를 눌러댄지 10여년이 지났다.
"다른 관악기가 날카로운데 비해 아늑한 기분이 마음에 들어 바순을
잡게됐어요"
지금도 고전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 이악기의 자랑이라고 얘기한
강씨는 오는 23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귀국 첫연주회를
갖는다. 여자바순주자의 독특한 음색을 보여주는 자리이다.
그는 89년 빈 국립음대에 입학,지난6월 한국인으로서는 바순분야에서
처음으로 이대학에서 디플롬을 획득했다. 대학오케스트라에서
바순주자로도 활동하고있으며 빈의 한국인 캄머오케스트라활동도했다.
"유럽에서 관악을 이해하고 가르치는 풍토는 한국과 사뭇 다릅니다.
곡위주보다는 기본적인 화음과 연습곡들을 매우 중요시하고있어요"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비브라토(떨림)를 강조하는반면 유럽에서는 이를
별로 중시하지 않는다는것.
"국내에서도 관악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팬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그의 소망은 계속 공부를 해 국제쿠르에 입상을 하는 것.
"이번 연주회가 그동안 오스트리아에서 배운 기량을 국내에서 마음껏
펼칠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연주회의 레퍼토리는 비발디 모차르트 베버등의 바순을 위한 콘체르토.
특히 비발디 모차르트등의 고전주의 음악이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피아노협연은 김수진씨가 맡는다.
<글 오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