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전산망 교실망 등 정부가 구매하는 정보기기 납품업체 선정을 둘
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PC를 비롯해 프린터 복사기 팩시밀리 LAN(근거리통신망) 등 거의 전제
품에 결쳐 정부의 방침이 급작스럽게 변경되는가 하면 납품업체의 선정
기준과 경위를 놓고 정부 관련부처와 업계가 심각한 갈등 양상을 나타내
는 등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구매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의 제품을 우선 구매한다는 취지에서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있으나 탈락한 대기업들은 납품업체에 제조경험이
없는 회사까지 다수 포함돼 자칫 부품의 일본이나 대만 의존도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외국 합작사들까지 대거 포함됐으며
이중에는 그룹계열 대기업도 있어 선정기준이 명확치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달 29일 복사기와 팩시밀리를 구매하면서 당초 8개업체
에 대해 물량을 배정하려던 방침을 바꾸어 삼성전자 금성사 대우통신 현
대전자 등 4개업체를 배제하고 롯데캐논 신도리코 코리아제록스 라이카
등 4개사를 선정해 복사기 1백54억원, 팩시밀리 36억원 규모의 물량을
배정했다.
이에 대해 탈락한 업체 영업대표들은 조달청의 내자국장을 두차례 면
담하고 조달청장에 대해서는 선정기준 등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질의
서를 제출했으나 현재까지 확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락업체들은 선정된 4개사가 라이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질적
으로 대기업이며 롯데캐논은 심지어 그룹 계열사이므로 분명한 선정기준
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감사원 및 청와대에 부당성을 건의할 것도
검토중이다.
행정전산망용 PC의 경우도 종래 PC를 납품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은 철
저히 배제된채 전자협동조합의 주도아래 큐닉스 태일정밀 갑일전자 제일
정밀 뉴텍컴퓨터 서울토피아시스템 유니온컴퓨터 신성전기 디지탈테크놀
러지 세기컴퓨터 서로컴퓨터 모던인스트루먼트 희망전자개발 상운 등의
중소기업이 선정됐다. 이중 제조능력을 갖춘 회사는 4~5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용산 등 유통상가의 조립 업체로서 아프터서비스 등에서 문제
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일부 수요부처에서는 이들 업체의 PC를 공급받기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교실망 LAN(근거리통신망)과 한국형 운영체제인
K-DOS의 채용은 다우기술이 10억원의 선투자를 실시하고 썬텍인포메이션
도 3억원의 유틸리티를 공급키로 하고 미국의 노벨사와 계약을 끝낸 상태
에서 교육부가 준비 미비 및 제품의 신뢰성을 이유로 방침을 취소, 중소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