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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179)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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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고가 본역소의 책임자,즉 섬의 지배자인 사가라가쿠베에보다
    월등히 높은 자리에 있었던 전직 고관이라는 것을 소문으로 들어서 알게
    되자,촌주인 류사운은 그에게 자기네 자식들의 교육을 맡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생 류사민을 보내어 그의 의향을 떠보도록 했던 것이다.

    사이고가 응낙을 하자,류사운은 자기 소유의 집 한채를 내주어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도록 주선을 했다. 그래서 사이고는 지금까지 혼자
    자취생활을 하던 셋집과는 비교가 안될 넓고 괜찮은 집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훈장노릇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류사운의 아들 하나와 류사민의 아들 둘,모두 세 아이를 맡아
    가르쳤으나,소문이 나자 마을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와서 자기네 아이도 좀
    맡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학동이 차츰 불어나갔다. 나중에는 이웃
    마을에서까지 아이를 데리고 찾아오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사이고의 집은
    명실 그대로 데라고야,즉 서당이 되었다.

    사이고는 훈장으로서도 적격인 그런 사람이었다. 가고시마의 그의 집
    내실 도코노마에 걸려있는 그의 좌우명이 "경천애인(경천애인)"이듯이
    진정으로 애정을 가지고 학동들을 훈도해 나가는 것이었다. 직할령,즉
    식민지의 애들이라고 해서 조금도 다른 눈으로 보거나 업신여기질 않았다.

    그런 그의 인품은 은연중 학부모들에게도 알려지는 법이어서 마을사람들은
    사이고를 선생님,선생님하고 우러러 받들었다.

    그해 시월,어느날 저녁이었다. 류사민이 찾아왔다. 집에서 담근 술과
    노루고기를 가지고서였다. 산에 사냥을 가서 노루를 한마리 잡았던
    것이다.

    류사민은 학부모이기도 했지만,누구보다도 사이고의 인품에 이끌려서 그의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으며 가까이 지내는 터였다.

    "선생님,오늘 저녁에 같이 술을 한잔 하면서 얘기를 좀 했으면 싶어서요"
    "무슨 얘긴데요? " "좋은 얘기죠" "그래요? 무슨 좋은 얘길까. "
    사이고는 싱그레 웃으면서 류사민과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노루고기를 구워서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일상사의 얘기를 나누다가 주기가 좀 오르자,류사민은 불쑥
    말을 꺼냈다.

    "선생님,장가를 드실 생각이 없으세요? 혼자 적적해서 어떻게 사시죠?
    장가를 드시는게 좋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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