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바이어들중 반이상(57%)이 대한수입을 중단하고 수입선을 다른
동남아국가로 옮길것을 고려중이라는 무역진흥공사의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준다. 올들어 엔고로 대일수출이 조금
늘어날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앞으로도 만성적인
대일무역적자해소는 영영 어려워만 가는것이 아니냐는 절망감에 빠지게
한다.

우리의 수출이 일본 미국 EC등 선진국에서는 밀리고 중국등 후발국 특수로
현상유지를 해오고 있다는 문제가 있음은 많이 지적돼오던 바다. 이번
설문조사는 우리가 왜 선진국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가를 분석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첫째 우리상품이 중국등 후발국의 것과 같은 대접선상에 있다는 점이다.
일본바이어들은 수입선대체국으로 47%가 중국을,23%가 말레시아등
아세안국가들을 꼽고있다. 그리고 가격경쟁력이 없어서라는 이유를 45%가
들고 있다. 우리상품이 고급화를 통해 그들 상품과 차별화하는데
실패했다는 말도 된다.

둘째 아직도 품질 끝마무리 시비가 많이 일고 있다. 수입애로사항중에
품질불량이 24%,끝마무리 불철저가 1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기계부품을 15년간 해온 한 일본 바이어가 "한국부품의 품질개선속도가
다른나라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셋째 상거래에 신용도 잘 지키지 않고 있다. 수출상품에 대한 신뢰성은
그 상품자체의 품질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그것을 만들고 다루는
사람에 대한 신용도 중요하다. 아직도 납기지연에 대한 불만이
10%,클레임처리 늑장이 10%나 된다.

우리의 대일 무역역조는 지난 5월말 현재 35억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0. 3%(800만달러)가 늘어났다. 작년엔 10%나 무역적자가 줄어든것이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다. 엔고로 그 수지가 다소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무산되고 있다.

한국의 대일수출은 지난 4월말 현재로 7. 2%나 줄어 동남아국가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대만은 5. 5%줄었다. 중국이 15%,싱가포르가 13%
증가한 것에 비하면 우리가 얼마나 일본시장에서 밀리고 있는가를 알수
있다. 일본시장은 미국시장보다 더 까다로운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
시장에서 성공을 하면 그상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환영을 받는다.
수출신장은 거창한 구호로만 되는것이 아니다. 바이어들이 밝힌 조그마만
지적사항들을 모래성을 쌓는 마음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기업인도
근로자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