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이 오래 보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료를 잘
써야 합니다. 양화의 경우 물감이 떨어지는 것은 첫째 캔버스가
나빠서입니다. 또 밑칠이 충분히 마른 후 작업하지 않는 것도 물감이
떨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미술품 복원에 관한 디플롬을 획득하고
귀국,서울종로구관훈동(인창빌딩4층)에 국제미술복원수복연구소를 마련한
정명화씨(32)는 미술품의 경우 복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하지 않게
보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작가들이 처음부터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정씨는 혼합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비교적 복원이 용이하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우리나라 초기양화의 경우 복원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혼합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은 복원술이 발달한 유럽에서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썩어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국내작가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는 혼합재료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

"루브르박물관에서도 손을 대지 못한채 내버려두고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대부분 혼합재료로 이뤄진 것들로 개중에는 생존작가의 작품도 있습니다.
작품의 생명이 1세기도 되지 않는 것이지요"

이같은 점을 감안,정씨는 앞으로 양화작품의 복원과 수복 작업을 하는
한편으로 작품 보관과 재료학에 대한 인식보급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힌다.

정씨는 경기도 태생으로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87년 독일로
유학,함부르크시립대에서 미술품감정과 복원,프랑스
이데트미술품복원전문학교에서 복워과 수복에 관해 수학하고 93년3월
귀국했다.

그간 김흥수 권옥연씨의 구작등 4점을 복원했으며 7월초 인사동 지역에
최신장비를 갖춘 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대학졸업후 화랑일에 관계한 것이
미술품 복원과 수복을 공부한 계기가 됐다고.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