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총련이 현대그룹측에 마지막으로 제시한 계열사노조위원장과
정세영현대그룹회장과의 6일 협상시도가 무산되자 7일부터 각 계열사들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울산노사분규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현총련은 지난달30일 공동임투결의대회때 선언한 "7일이후
총파업"입장에서 다소 후퇴,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7일 하루 시한부 파업을
벌인뒤 그이후 투쟁방향을 각 계열사노조집행부에 맡긴다고 밝혀 일단
현대사태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총련과 재야노동단체인 전노협간부의 현대사태에 대한 제3자개입을
차단하고 사법처리하겠다는 정부의 잇단 발표에 자극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계열사 각 노조집행부도 현총련의 총파업일정에 맞추는
공동연대파업이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단지 타사 총파업에 보조를 맞출뿐
이라며 현총련의 운신폭을 넓혀주기 위해 "총파업"이란 단어가 함축하는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다.

현총련이 상급단체는 아니지만 현대계열사 노조위원장들의 모임인만큼
울산 현대노사분규를 주도해왔고 그 영향력이 전국에 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총련의 조직와해는 국내노동운동을 이끌어온 투쟁의 총본산이
하루아침에 무너질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현총련이 전개해온 공동임투라는 투쟁전략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고
일종의 전술적변화라는 시각이며 언제든지 전면에 재등장할수 있다는 것이
현지의 지배적 관측이다.

그만큼 현총련의 공동임투전략이 가변적이라는 얘기다. 현총련은 당초
지난달 24일 전면파업보류방침을 밝혔고 전노대 (전국노동조합
대표자회의)도 27일 이를 수용키로 했었다.

현총련의 이같은 전략은 임금문제보다 현총련의 위상을 차제에 현실화시켜
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부와 검찰이 현총련과 전노협 일부간부에 대한 검거령을 내리자
지난4일 오후부터 현총련간부인 권용목상임고문(제1기의장)과
이수원사무차장(현대중공업해고자)등 3명이 자취를 감추는등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정부의 경고성발언들이 무게가 실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정부의 대책이 현대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각계열사 대부분 노조가 이미 7일 하루 시한부파업을 예고한데다 5일
이인제노동부장관이 마지막카드로 사용할수 있는 긴급조정권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달5일 현대정공분규를 도화선으로 번진 현대사태는 지난달15일
현대자동차가 쟁의행위결의를 한것을 시발로 현대중전기 현대중장비(16일)
현대강관(17일) 현대종합목재(29일) 현대중공업(7월2일)
현대미포조선(3일)등 7개사의 쟁의행위결의로 이어졌고 이후 부분파업
전면파업의 수순을 밟아오고 있다.

현대계열사의 이같은 쟁의방법은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던 과거와 달리
철저한 준법투쟁으로 공권력투입빌미를 사전에 차단시키는 고단수로
볼수있다.

실제로 공권력투입은 지난달 5일부터 불법파업중인 현대정공의 경우가
그가능성이 가장 크다하겠다.

현대사태는 각계열사별로 전면 파업 부분파업등 쟁의강도를 수시로
조정해나가며 회사측에 압력을 가하는 투쟁방법을 사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의외로 지루할 정도로 장기화될 조짐도 내포하고 있다.

[울산=김영근.김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