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아마존 디스토피아 거대 기업 아마존의 실체를 파헤친 탐사 르포. (알렉 맥길리스 지음, 김승진 옮김, 사월의책, 520쪽, 2만7000원)● 글로벌 1등 K-기업 독보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계를 석권한 글로벌 1등 K기업을 소개한다. (서재영 지음, 더블북, 424쪽, 2만8000원)인문·교양● 읽지 못하는 사람들 뇌과학과 인문학에 기반해 감춰졌던 ‘읽기’의 비밀을 밝힌다. (매슈 루버리 지음, 장혜인 옮김, 더퀘스트, 408쪽, 2만2000원)● 살 것만 같던 마음 선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존재의 고통과 현실의 아픔을 노래해온 이영광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이영광 지음, 창비, 140쪽, 1만원)아동·청소년● 외규장각 이야기 조선 정조가 강화도에 지은 특별한 도서관인 외규장각의 이야기. (최지혜 지음, 키다리, 40쪽, 1만5000원)● 다리를 건너면 세계 곳곳의 개성 넘치는 다리들을 따뜻하고 유려한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책. (마르크 마주브스키 지음, 서남희 옮김, 책읽는곰, 48쪽, 1만4000원)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는 인구 10만 명의 작은 도시다. 인근 대도시 댈러스를 놔두고 꼭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킴벨미술관 때문이다. 언뜻 보면 특별한 것 없는 건물이다. 롤케이크처럼 아치형 지붕을 얹은 긴 단층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을 뿐이다. 콘크리트가 그대로 보이고 투박하고 단조롭다. 그런데도 고대 로마 건축물처럼 웅장함이 느껴진다. 지붕 사이로는 빛이 들어와 실내를 은은하게 밝힌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현준 건축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 미술관을 찾아 “건축물이 빛을 어떻게 더 돋보이게 만드냐를 잘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했다.이 미술관을 설계한 사람은 루이스 칸. 미국 유명 건축가로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으로 꼽힌다. 안도 다다오에 앞서 노출 콘크리트와 건물 내로 스며드는 빛을 적극 활용했다. 소크생물학연구소, 필립스액스터도서관, 방글라데시 의회의사당 등이 대표 작품이다. 그는 73세이던 197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기차역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타계 50주기를 맞아 평전인 <루이스 칸: 벽돌에 말을 걸다>가 국내에 출간됐다. 2017년 미국에서 나왔을 때 여러 매체에서 호평받은 책이다. 논픽션 작가인 웬디 레서는 방대한 양의 인터뷰, 서간, 일기, 메모, 강연, 연구 문헌 등을 통해 칸의 생애와 작품을 입체적으로 복원했다. 1974년 그의 죽음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1901년 그의 출생과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안긴 사건을 책 마지막에 배치하는 독특한 구성을 취했다.칸을 흥미로운 인물로 만드는 요소는 그가 늦게 꽃을 피운 건축가라는 점이다. 그는 50세가 될 때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1901년 러시아제국이던 에스토
8년 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에서 이정명 작가(59·사진)의 주목을 끈 건 이세돌도 알파고도 아니었다. 알파고를 대신해 바둑돌을 놔준 아자황 딥마인드 연구원이었다. 물을 마시지도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으면서 AI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아자황의 모습에서 인류의 미래를 봤다.<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등 인기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쓴 이정명이 최근 새로 낸 장편소설 <안티 사피엔스>는 이때부터 구상이 시작됐다. AI가 초고도로 발달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악(惡)을 학습한 AI가 인간을 위협하는 내용의 소설이다.소설에선 프리젠터란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들며 자잘한 심부름을 하는 미래의 심부름꾼이다. 육체가 없는 가상인간, AI의 명령을 받고 살인 등 범죄까지 서슴지 않는 프리젠터는 기계의 지배를 받는 인류를 상징한다. 이 작가는 “인류가 미래에 본인의 의지 없이 고도로 발달한 기계의 손발로 전락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AI가 창조주인 인간을 위협하는 건 어쩌면 이미 현실이 돼버렸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편견과 욕망 등을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편향적인 알고리즘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답변 등으로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이 작가는 “AI가 학습하는 건 결국 인간”이라며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인간 자체에 대한 통찰을 좀 더 깊이 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이번 작품은 같은 상황을 각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다양하게 보여준다. 일종의 모자이크 형식으로 조각 조각의 관점을 모아 전체 이야기를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