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일중의 하나가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에 접해 보지 못한 낯선 이역의 땅을 여행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요즘 서점에 나와 있는 갖가지 해외여행 안내서들을 읽어보면 가슴을
설레게 하는 표현들로 가득찬 내용이 여행욕구를 부채질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해외로 여행을 나서려는 경우 엄청난 경비에 가슴이 답답해
진다. 항공료와 숙식비에 기타 비용을 합치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비용을 아무리 줄이고 줄여 간소한 여행을 한다하더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경비가 엄청나게 드는 대도시를 들를 때는 더욱 큰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된다. 호텔비도 하루에 200달러 이상을,식사도 한끼에 20~30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초행의 경우 값비싼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하니 그럴수밖에
없다.

유럽인들의 대륙순회여행이 절정을 이루던 19세기 중엽 영국의 침례교
선교사였던 토머스 쿡이 최초의 파리단체관광단을 주선했을때 3박4일에
겨우 36달러의 여비밖에 들지 않았었다는 기록이 태고의 얘기같기만 하다.

요즘 대도시를 여행하기가 두렵다는 사실은 얼마전 스위스의 사설
조사기관인 CRG(Corporate Resources Group)가 발표한 "세계 99개주요도시
생계비지수"로도 뒷받침된다. 물가가 높은 곳으로 알려진 뉴욕의 생활비를
100으로 잡고 각 도시의 식품 의복 교통비등 151개 일용품가격을 비교한
결과 100을 넘는 도시가 32개나 되었다.

동경이 192로 물가가 가장 높은 도시였고 서울은 118로 14번째나 되었다.
아시아에서는 동경 대만 대북 북경에 이어 홍콩과 더불어 5번째
도시이긴하나 한국의 많은 해외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파리 베를린
런던(113~101)의 생계비지수가 서울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미루어 볼때
서울이 외국관광객들의 선호를 받을수 없는 고물가 도시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영국의 월간 "비즈니스 트래블러"최근호에 실린 "세계 75개 주요도시의
비즈니스맨 1일체재비용 비교분석"도 서울의 물가고를 다시 한번 실감케 해
준다. 서울의 외국비즈니스맨 체재비가 세계 20위(340달러)에 이르고
아시아에서는 동경 홍콩에 이어 3위를 마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엑스포와 94년 한국방문의 해를 앞두고 우려되는바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