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한 공기에 흙내음 조차 맡기어려운 도시생활.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꽉 짜여진 스케줄,게다가 토 일요일엔 주례와 지역주민의 경조사밑
지역행사 참석으로 빈틈없이 바쁜 것이 국회의원의 생활이다.

그런 가운데서 나는 매월 첫째 째 화요일이면 흐르는 개울물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등 자연의 소리와 어울린다.

동대문 사람들과 노승우가 만났다며 이름 붙여진 동우산악회. 지난 90년
4월 산이 좋아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산악회를 만들때 필자를 고문으로
앉히면서 산행은 시작되었다.

우리회원은 주로 자유업 종사자 개인사엊가 자영업자 주부등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등산하는 날도 붐비지않는 화요일이다.

서울 근교의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북한산 관악산등은 하도 오르다보니
회원들이 산의 형세를 모두 외우게 되었다. 우리는 가끔 버스를 빌려
강원도나 충청도에 있는 산을 오르기도 하지만 산에 관한한 호악이 없다.
등산할수 있는 산이면 어떤 산이든 상관없다.

각자 조그만 배낭에 도시락을 챙겨넣고 등산에 나선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한발짝 한발짝 정상을 오르노라면 빨갛게 상기된 얼굴과 이마에
맺힌 땀방울에도 힘든줄을 모른다. 대열에서 처지는 회원도 하나둘씩 눈에
띄게 마련이다. 젊은 회원은 이들의 배낭을 들어주거나 부축해주며 정상에
이른다. 그동안 낙오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우리 회원들은 정상에 오르면 가슴을 활짝 열고 도심에서 쌓인 오염물이
다 빠져 나가라 크게 함성을 지른다. 정상에서 먹는 도시락 맛은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하산길에는 자연보호운동의 일환으로 준비해온 쓰레기 봉투에 누군가가
버리고 간 쓰레기를 담는다. 신문지 유리병 플라스택 우유팩 음료수 캔
가스통등이 한 보따리식 담긴다. 아직도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의식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지만 쓰레기를 치우는 우리들에게는 누구도 탓하는
마음은 없다.

산악회 회원들은 필자 여론창구이자 선생들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의정활동을 잘하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조금이라도 미흡한 점이 있다싶으면
가차없이 꾸짖는다.

이들은 음지에서 물심양면으로 필자의 의정활동을 도와주는 동지들이다.
필자는 이때문에 이들을 만나는 매월 첫재 셋째 화요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