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김원숙씨(40)가 나무상자그림전을 갖는다. 18~27일 서울강남구청
담동 박여숙화랑(544-7393)에서 여는 개인전을 조선시대 목침이나 됫박 찬
합등 나무상자에 그린 그림만으로 마련하는 것.
"한때는 먹는 것과 쉬는 것등 사는 것의 즐거움을 주었을 상자들 속에서
지난날이 보이는듯했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모았고 틈틈이 손바닥만한 그
림을 그려넣었지요. 그려갈수록 그 작은 공간에 들어가는 세계가 한없이 커
져갔고 때로는 그림이 왜 이 이상 커야 될까 싶기도 했습니다"
출품작은 "처음꽃""강을 모아 산을 만든다""벼랑의 꽃""처용""영감은 책을
읽고""도끼와 낮잠""비오는 날 지붕고치기""마흔살"등 40점. 11x14cm짜리에
서 14x14cm 18x18cm짜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옛나무상자에 유채물감으로 그
린 작품들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강은 즐거움과 슬픔,아름다움과 추함이 어울려 흘
러가고 우리는 이 강물을 마시며 삽니다. 제 경우에는 이 흐르는 강에서 멈
추게 하고 싶은 떠다놓고 싶은 것들을 그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에 주눅들어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는 김씨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미술을 쉽고 편안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
고 싶다고 말한다.
첫날인 18일 전시장에서 슬라이드설명회를 갖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김씨는 또 나무상자그림전을 여는 것과 같은 기간인 18~27일 삼풍갤러리(59
3-8708)에서는 흑백작품전을 연다. "흑백작품에서는 하고 싶은 얘기가 더욱
뚜렷해집니다. 기교를 부릴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흑백작품전의 출품작은 "통찰자""외나무다리""불안"등 20여점.
18일 오후5시 박여숙화랑에서는 리셉션과 김씨 가족들의 현악삼중주"김원
주 김원미 다니엘 멀킨(원주부)",슬라이드감상회가 마련되고 같은 순서가
삼풍갤러리에서는 22일 오전11시에 꾸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