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이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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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처럼 자리를 수없이 옮겨다닌 문화시설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무려 여덟군데를 옮겨다녔으니 말이다.
1908년 창경궁에서 이왕가박물관으로 출범을 했으나 일제에 강점된 1910년
조선총독부가 경복궁내에 박물관건물을 신축하고 1915년 총독부박물관으로
문을 여는 비운을 당했다.
해방이 되자 명칭이 국립박물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전쟁중에는 1.4후퇴때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환도와 더불어 남산에 있던 민족박물관 자리로
옮겨졌고 그뒤 덕수궁 석조전으로 이전되어 얼마동안 안착됐다.
1972년에는 경복궁내에 현대식 설비를 갖춘 새 건물을 지어
덕수궁으로부터 옮겨 오면서 명칭도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고침으로써
면모를 일신하게 되었다.
1986년에는 정부청사가 옛 총독부건물을 떠나 신청사로 옮겨감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이 그곳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민족정기문제를 놓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처럼 유랑하지 않을수 없었던 나름의 까닭이 있기는
하다. 일제의 강점,6.25전쟁,문화유산을 돌아볼수 없는 경제적 빈곤이 그
직접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70,8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거쳐 오면서도 유독 국립중앙박물관
시설투자에는 인색했던게 사실이다. 수장품이나 문화수요층의 증가를
고려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없이 그때그때의 시류나 편의에 따라 땜질식
이전만을 되풀이해온 것이다. 전시면적을 넓혀도 언제나 협소한 박물관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박물관 시설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데 있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이 거쳐온 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대지나 건물구조를 보면
박물관의 기능을 제대로 할수 있도록 증.개축할수 없게 되어있었다.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파리의 루브르가 하루 아침에 30만여점의
문화유산을 수용전시할수 있는 박물관이 된것은 아니다. 여러차례에 걸쳐
증.개축을 함으로써 오늘이 있게 되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을 지금 건축중인 "전쟁기념관"으로 옮기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 경위가 어떻든 이전계획이 확정되는 경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종합박물관의 기능을 제대로 해낼수있게 설계를 바꾸어
증.개축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그에 덧붙여 전쟁기념관이 들어설
자리였다고해서 "민족기념관"식의 타협성 개칭은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전쟁기념관"도 종합박물관의 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무려 여덟군데를 옮겨다녔으니 말이다.
1908년 창경궁에서 이왕가박물관으로 출범을 했으나 일제에 강점된 1910년
조선총독부가 경복궁내에 박물관건물을 신축하고 1915년 총독부박물관으로
문을 여는 비운을 당했다.
해방이 되자 명칭이 국립박물관으로 바뀌었다. 한국전쟁중에는 1.4후퇴때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환도와 더불어 남산에 있던 민족박물관 자리로
옮겨졌고 그뒤 덕수궁 석조전으로 이전되어 얼마동안 안착됐다.
1972년에는 경복궁내에 현대식 설비를 갖춘 새 건물을 지어
덕수궁으로부터 옮겨 오면서 명칭도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고침으로써
면모를 일신하게 되었다.
1986년에는 정부청사가 옛 총독부건물을 떠나 신청사로 옮겨감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이 그곳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민족정기문제를 놓고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처럼 유랑하지 않을수 없었던 나름의 까닭이 있기는
하다. 일제의 강점,6.25전쟁,문화유산을 돌아볼수 없는 경제적 빈곤이 그
직접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70,8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거쳐 오면서도 유독 국립중앙박물관
시설투자에는 인색했던게 사실이다. 수장품이나 문화수요층의 증가를
고려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없이 그때그때의 시류나 편의에 따라 땜질식
이전만을 되풀이해온 것이다. 전시면적을 넓혀도 언제나 협소한 박물관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박물관 시설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데 있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이 거쳐온 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대지나 건물구조를 보면
박물관의 기능을 제대로 할수 있도록 증.개축할수 없게 되어있었다.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파리의 루브르가 하루 아침에 30만여점의
문화유산을 수용전시할수 있는 박물관이 된것은 아니다. 여러차례에 걸쳐
증.개축을 함으로써 오늘이 있게 되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을 지금 건축중인 "전쟁기념관"으로 옮기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 경위가 어떻든 이전계획이 확정되는 경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종합박물관의 기능을 제대로 해낼수있게 설계를 바꾸어
증.개축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그에 덧붙여 전쟁기념관이 들어설
자리였다고해서 "민족기념관"식의 타협성 개칭은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전쟁기념관"도 종합박물관의 한 장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