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비병력을 철수시켰던 민자당이 당시 경비문제
로 골치를 앓고 있다.
민자당은 지난 3월초 "정통성이 있는 문민정부가 출범했으므로 이제는 당
사앞 시이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풍토를 조성하고 완전무장한 상주하는 위압
스러운 풍경을 없애 보겠다"며 상주해 왔던 서울시경 기동대 2개 중대를 철
수시켰다.
당사 앞에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당사앞 시위에 만족하지 않고
당사안으로 들어가 꽹가리 확성기 등을 동원, 민자당 사무직원들은 물론
인근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까지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27일 무소속 김두섭의원이 민자당에 입당한 것에 항의하
는 지역구당원들이 기습적으로 민자당사에 들어 닥치는 바람에 업무를 완
전히 마비시킨적이 있다.
민자당의 경비관할서인 영등포경찰서는 당사자인 민자당보다 휠씬 심각
한 고민에 빠져 있다.
당사에 전경들이 상주할 때는 당사앞 시위대를 으례 `닭장차''에 실어 연
행하면 됐지만 이제는 시위대를 무리하게 진압할 수도 없고 시위대들이 예
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민자당사를 난입할 때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영등포경찰서 경비과는 "오늘은 어떤 시위가 민자당사 앞에서
있나"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한총련소속 대학생들이 민자당사에서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정보가 있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중형 민자당 총무국장은 "당사 경비병력을 철수한 조치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의견도 있지만 다시 경비병력을 배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건전한 시위문화 정착을 유도해서 이 조치가 결실을 맺도록 노
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