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 미국이나 일본등 선진국으로 수출됐다는 말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우리의 전반적인 기술수준이 낮아 외국에 팔만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탓이지만 우수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품화하지 않는 안일한 자세때문이기도 하다.

태아엔지니어링의 박창록사장이 개발한 자동차주차장치가 대표적
사례이다. 그가 지난 88년 만들어낸 자동차주차장치는 언덕길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차가 정차해 있도록 고안한
자동주차장치이다.

이장치는 그러나 국내에서 빛을 보지못하고 일본으로 건너가야 했다.
일본으로 넘어간 이기술은 최근 현지 자동차부품시장에 선을 보였다.
기존차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가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에 내놓자마자 일본자동차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사장의 자동차주차장치가 일본으로 건너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국내자동차메이커들의 외면때문이다.
박사장이 당시 내놓은 기술은 아이디어를 시제품화한 것이어서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실험을 해야했다.

박사장은 당시 개발한 기술이 당장 실용화하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어
자동차메이커들의 도움을 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기술을 판매하든지 아니면 공동연구를 통해 완전한 제품으로 만들려는
그의 생각은 무너지고 말았다.

"국내업체들이 이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완전한 상품이 아니기때문에 기술적 검토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박사장은 국내에서 공동개발이 어렵게 되자 일본기업문을 두드렸다.
이중 다니부치금형회사가 이기술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연구개발자금을
지원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상품화될 경우 다니부치에 일정한
이익이 돌아가도록하는 한편 일본 판매분은 이회사를 통하도록 하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이회사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브레이크장치를 완성했다. 기성차에
부착하는 것은 물론 생산단계에서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브레이크장치도 당초 컨트롤박스를 설치,진공으로 부스터를 작동시키던
복잡한 방식에서 이를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했다.
유압식 마그네트방식등 다른 작동원리도 개발했다.

"국내기업들이 다 지어진 밥을 원한다면 일본회사들은 쌀만 주어도 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는 차이를 발견했어요. 기술에 접근하는 자세가
이렇게 다르니 경쟁력이 뒤질 수밖에 없지요"
박사장은 오는 10월께 자동차생산단계에서 부착토록하는 신공법의
특허를받게 된다며 이기술을 국내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기업들에 외면당하기도 했지만 제품화했을 경우 국산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합니다.
작은기술들은 중소기업이 개발토록 적극 지원,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가
성장할 수 있도록 거시적으로 볼필요가 있어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상품의 질을 높이는 기술로 사용하는
일본회사와 기술적 검토도 하지않고 외면하는 국내기업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 국내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박사장은 강조했다.
<조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