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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레이특강] 세계주의와 동북아경제권 .. 김성훈 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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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인들의 모임인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제26차
    총회는 그 주제로 "개방적 지역주의-세계주의의 새로운 기초인가"를
    다루었다. 세계주의(Globalization)와 지역주의(Regionalism)는
    기본적으로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범지구적인
    무차별주의,즉 국제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창설된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제24조는 일정 회원국간의 지역적 경제통합에
    대하여 비교적 엄격한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그 조건이란 합리적인
    기간내에 지역내 무역을 완전 자유화하는 개방적인 "자유무역지역"형태를
    취해야 할 뿐만아니라 지역밖 국가들에 결코 무역 피해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다. 1958년 막상 유럽경제공동체(EEC)가 탄생했을때 이
    조항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이해당사국간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으며
    그후 비록 EEC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하나 그 후유증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PBEC 서울총회는 "개방적 지역주의는 세계주의의
    기초이다"라는 선언을 한 것이다.

    지역주의에 대해 PBEC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된데는 미국의 세계경제
    통제전략과 무관하지 않은것 같다. 미국은 이미 1989년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고 92년에는 멕시코와도 협정을 맺어 이른바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의 출범을 눈앞에 두고있다. 전후 세계의
    자유무역주의 기수임을 자처하던 미국이 이와같이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나선것은 확실히 아이로니컬하다. 이는 유럽대륙이 바야흐로
    마스트리히트(유럽동맹)조약에 따라 94년을 목표로 EEC와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19개국이 경제적 정치적 통합을 모색하고 있는데
    대항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다른한편 강대국들의 짝짓기식
    지역주의에 자극받은 세계 각국은 다투어 경제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이제까지의 느슨했던 협력관계를 탈피하여
    경제공동체(AFTA)형성을 목표로 동분서주하기 시작했고 인도 파키스탄등
    서남아시아 국가들과 칠레 브라질등 중남미국가들,그리고
    아프리카국가들마저 지역주의에 입각한 경제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아이로니컬한 것은 이같은 선진국들의 짝짓기에 자극받은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총리가 1991년3월 ASEAN 6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경제그룹(EAEG)의 창설을 제안했을때 미국이 보인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우리정부는 일찍부터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고 일본은 마지못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미국의
    공식견해는 1989년에 이미 미국을 포함,태평양연안 12개국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각료회의(APEC)를 구성하여 태평양시대에 대비한
    경제협력방안을 정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마당에 별도의 경제통합기구가
    왜 필요한가라는 것이다. EAEG에 미국 호주 뉴질랜드가 소외된데 대해서
    노골적인 반감을 감추려하지 않았다. 미국이 포함되면 괜찮고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 폐쇄적 지역주의가 이 지역에 탄생될까 더욱
    우려하고 있다.

    세계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이 지역의 경제발전은 지구상에서 지금
    가장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북미대륙의 공고한 경제통합
    기초위에서 동아시아지역을 APEC체제내에 확실히 묶어두고 PBEC를 통해
    실속을 만끽하자는 전략이 미국의 태평양경제 경영전략의 하나이다.
    미국과의 무역규모가 전체 무역량의 3분의1을넘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편에
    서서 APEC와 PBEC를 적극 떠받치는 것은 어쩌면 실사구시정책일지 모른다고
    하자.

    문제는 새로이,그것도 크게 열리기 시작한 중국 러시아 몽골 북한등
    북방권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위상과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가
    고민이다. 쇠퇴하는 미국경제와 더 크게 블록화되고 있는
    유럽공동체,그리고 강화되고 있는 동남아경제권에 비교할때 이 동북아권은
    유네스코의 보고서가 지적한 바와 같이 세계의 마지막 "자원의
    보고"이면서도 아직 이렇다할 연대감이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지역은 공통 문화.문자권인데다 역사적 지정학적 관계역시 밀접하다.
    그리고 세계의 어느 경제권보다 더 넓은지역(1천6백만 )에 더많은
    인구(16억이상)를 포용하고 있다. 이 동북아경제권이 바야흐로 세계적인
    탈이데올로기추세와 더불어 서서히 잠재적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일본은 이미 미국및 독일경제수준을 넘보고 있으며
    중국은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보고서가 지적한바와 같이 총량면에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일 동북아지역이 경제적으로
    통합된다면 자원 자본 인구 기술면에서 가공할 저력을 발휘할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이제는 미국쪽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일본은 일찍부터
    대동아공영권개념의 연장선상에서 "환일본해경제권"을 구체화하기
    시작했으며 남북한과 중국은 "동북아경제권"이라는 명칭하에 역내국가들의
    중장기 경제협력방안과 21세기 국가경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홍콩 핀란드 스웨덴등이 UNDP(유엔개발계획)를 앞세워
    두만강개발계획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 나라들은 일본에 뒤질세라 중국의 훈춘,러시아의 연해주,북한의 선봉
    나진등 경제무역 자유지역건설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장차 세계경제의
    중심이 태평양연안국가,특히 동북아시아로 옮겨질때 폐쇄적 블록화가 아닌
    개방적 동북아경제권형성에 미리 참여하려는 긴 안목일 수도 있다.
    21세기에는 이 동북아에 새로운 지역협력(경제통합)체제가 거대한
    정치.경제적 공룡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한다면 이는 지나친 장미빛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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