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임금협상 시즌이다. 이미 타결한 사업장도 있지만 한창
진행중이거나 혹은 노사 모두 곧 있을 협상준비에 바쁘다.

한편 지금은 또 정치 경제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보기드문 커다란 변화가
진행중인 전환기이다. 새정부는 많은 변화를 개혁이란 이름으로 실행하고
있거나 혹은 예고하고 있다.

임금협상은 늘 있어온 연례행사인데 반해 전환기적 상황은 새로운
것으로서 불안정과 혼선을 빚을 위험을 내재한다. 노동행정의 혼선으로
많은 사업장의 임금교섭이 자칫 순탄치못할 기미가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위험성의 표출일수 있다.

새정부의 노동정책방향과 기조는 아직 분명치 않다. 김영삼대통령은
선거공약에서 노동관계법령의 전향적 개정과 노사간 이익분쟁에 대한
정부개입을 줄이고 자율적인 해결노력을 적극 지원하는등의
노동행정선진화를 약속했다. 그것은 앞으로 실현돼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새정부는 그동안 사업장의 노사관계에 쟁점이 될만한 사안에 관해
여러가지 형태와 경로를 통해 지난날의 관행과 다른 의견을 잇따라
제시함으로써 노사간에 새로운 갈등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가령 이인제 노동부장관이 취임직후 6공시절 해고된 근로자들의
전원복직을 권유하겠다고 말한것을 비롯,법원판결과 상반된 행정지침
정비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해고효력을 재판중인 근로자의
조합원자격인정" "인사.경영권의 단체교섭대상 부분인정"등이 당장
노사협상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휴일과 시간외근로 중복시의 가산임금을 250%에서 300%로 행정지침을
고치는 것이나 무노무임원칙에 불구하고 식비등 생활보장적 성격의 임금은
주게 하겠다고 한것도 사용자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조치나 방침천명은 어핏보아 법과 원칙에 충실한
노동행정을 펴려는 것으로 별 문제될게 없다. 노동부당국도 그렇게
설명한다. 그러나 기업의 시각은 다르다. 새정부의 노동정책과 행정이
과거에 비해 근로자쪽으로 더 선회하는 신호가 아닌가 걱정한다.

확실한것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노동관계법의 문제점이
지적된지 오래며 따라서 개정작업이 진행중이다. 그런 때에 종래와 다른
유권해석과 새지침등을 남발하는 일은 노사 모두에 결코 이로울게 없다.

당국은 노사간의 자율적 임금협상 타결을 지켜가면서 노동관계법의 합리적
개정을 서둘러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