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악재"가 겹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머리를
매만지는 베벌리 힐즈의 일류 이발사를 대통령 전용기인 미 공군1호기로
불러들여 200달러(15만원상당)를 주고 "호화 이발"을 했다해서 세론의 질
책과 비아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활주로에 착륙중인 공군1호기내에서
클린턴이 이발을 하던 56분동안 이 공항의 활주로 4개 가운데 2개는
경호상의 이유로 사용이 중지됐고 이 때문에 착륙을 앞둔 비행기들이
공항상공을 빙빙돌거나 항공기의 일부 이륙이 지연되는 해프닝을 빚었다.

바로 전날 클린턴은 공군 1호기를 뉴멕시코의 한 공항 활주로에
40여분동안 세워놓고 귀밑털과 햇볕에 탄 얼굴 피부를 다듬었다.
"대통령은 항상바쁘다. 일과시간중 짬을 보아 이발할 개인적 자유가
있다"고 백악관은 퉁명스럽게 받아넘겼다.

그러나 문제는 장소였다. "보통사람을 위한다던 대통령이 그 번잡한
국제공항에서 일반에 불편을 끼쳐가며 호화이발을 할 수있느냐" "Air Force
One"(공군 1호기)이 아니라 "Hair Force One"(이발전용기)이지 않느냐"는
핀잔이 쏟아지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평소 머리를 방금 깎은 티가 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화제의 이발사는 이름이 "크리스토프"로 클린턴 가족의 이발사이며 더스틴
호프만과 베티 포드등이 단골고객이라고 한다. 왕년에 재클린
케네디,그리고 낸시 레이건여사가 할리우드 미용사를 선호한 적이 있다.

언론에 대한 백악관의 역정도 가관이다. 포퓰리스트 이미지를 담당하는
한 보좌관은 "세금 삭감,적자및 지출삭감등 깎는데 관한 기사거리가 많은데
겨우 머리깎는 기사냐"고 흥분했다.

아직도 "보통사람의 대통령"으로 생각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백악관
대변인은 "그렇다. 경제정책내용을 보라. 모두 중산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되레 다그친다.

이일이 있은후 TV에 대통령모습이 비칠때 자연 머리모양에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지방방문때 "나이스 헤어 컷" (머리 잘 잘랐군요)이라는
조크성 피킷마저 등장했다. 민주당 전략가들의 수심을 헤아릴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