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를 신청한 (주)한양에 대한 주공의 실무인수작업이 본격화된다.

박부찬주공사장은 24일 오후 정지태상업은행장과 만나 한양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등을 협의했다. 이들은 항양이 정상화될때까지의
운영자금지원방안,부실시공이나 하자발생등 우발채무에 대한
처리대책,수주받은 공사의 준공지연에 따른 대책등을 집중 논의했다.
주공은 건설본부 총무본부 택지본부등 각부서별로 한양을 떠안는데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위한 방안등도 검토중이다.

주은 한양인수와 관련,한양의 자산과 부채를 똑같게 마련하는게
급선무여서 상업은행과 한양의 자산평가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한양의 대차대조표상 부채는 1조9천억원으로 자산이 이와
맞먹는것으로 되어있으나 감독당국이 파악한결과 3천5백억원정도의
순부채(자산부족)를 안고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자산에 대한 세밀한 실사가 시작되면 자산부족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각사업장의 공사진척도나 기계장치등의 가치평가가 나올경우
예상보다 손실이 많을수 있기때문이다. 이용희상업은행이사는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실사작업은 1~2개월 걸린다"고 말했다.

실사가 끝나봐야 자산 부채를 정확히 알수있으나 주공측은
자산부족상태에서 한양을 인수할수 없는 만큼 부족분을 보충하기위한
자금지원을 상업은행측에 요청할수 밖에 없고 이를 놓고 서로가 부담을
덜기위해 "씨름"을 벌일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부실기업을 인수시킬때 주거래은행에서 초과부채를 현가로
환산,제로로 만들어주기 위해 종자돈(Seed money)을 제공했다.

주공과 상은의 협의내용중에도 역시 이 문제가 집중 거론 될게 분명하다.

상업은행으로서는 지원은 하되 금액을 최대한 줄이려하고 인수자인 주공은
실리를 챙기기위해 "자산및 부채의 평가와 자금지원을 놓고 서로간의
선의의 줄다리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법원의 한양에 대한 재산보전처분명령이 하루빨리 떨어지길 고대하고
있는 상업은행은 24일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이 한양에 지급보증한
5백억원(각각 2백50억원)등 5백30억~5백40억원을 대지급함으로써 한양에
대한 대출한도가 완전히 바닥났다. 이로써 금명간 한양에 대한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지않을 경우 한양의 부도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한양이 발행한 물대어음은 상은측에서 대출을 일으켜 갚았으나 이제
대출여력이 바닥나 추가대출이 불가능한만큼 물대어음이 교환에 돌아오고
한양이 자체적으로 갚지못할경우 한양이 부도처리될수밖에 없다는것이다.

다행이 이날 지급제시된 물대어음은 없었고 25일도 5억원정도만
교환돌아오게되어있어 한양이 부스러기 돈이라도 끌어모은다면 부도까지
안갈 가능성도 있다. 한양에는 그동안 분양대금등이 한달에
3백억~4백억원씩 들어왔으나 최근 어려워지면서 1백50억원정도로 줄었다.

그러나 한양이 어차피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부도처리의 의미는
크지않다. 문제는 5천여 하청및납품업체들의 구제여부다.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면 모든 채무가 동결됨으로써 이들 하청업체가
샘한 자금난을 겪을수밖에 없다. 선임된 보전관리인이 한양에 들어오는
분양대금을 봐가면서 법원의 허가를 얻어 납품대금등을 부분적으로
지급할수있으나 한양의 자금사정을 감안할때 부족할게 뻔하다. 현재
한양은 하청업체등에 1천40억원의 어음을 발행했고 어음도 끊어주지않은
외상매입금도 1천50억원에 달한다.

예전같으면 금융당국이 나서서 하청업체를 지원하기위한 대책을
마련할만하다. 상업은행이나 다른 은행의 협조를 구하는 일이다. 그러나
자율분위기속에서 이는 쉽지않게 됐다.
한양의 법정관리신청을 받은 서울민사지방법원은 한양의 덩치가 워낙 커
재산보전처분명령을 내리는데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다만 주공이라는
인수자가 나타난 만큼 금명간 처분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면 모든 채무가 동결되면서 배종열회장은 물론
한양의 경영진은 한양에서 손을 떼고 법원이 선임한 보전관리인이 전권을
쥐게된다. 보전관리인은 인수자인 주공사람이나 주공관련 인물이 될
공산이 크다. 인수이후 경영의 계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산보전처분명령이 떨어지고 난후 법정관리 결정(회사정리개시결정)이
내려지는데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빠르면 3개월,보통 5~6개월 걸린다.

법원의 관리로 들어갈 한양의 인수를 놓고 주공과 상업은행이 구체적인
조건에 관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