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없는 사정>을 천명하며 시작됐던 검찰의 동화은행 비자금
슬롯머신 배후세력수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동화은행 비자금 수사의 경우 이원조의원의 해외도피에 대한 방
조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당초 내주초 관련자를 소
환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돌연 번복,"물증이 나오지 않았다"
며 강제수사절차를 연기할 기미다.
또 슬롯머신 배후수사에서도 검찰은 검찰고위간부를 포함,관련의
혹이 있는 다른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기피한채 구속된
정덕진씨와의 협상을 통해 박철언의원.엄삼탁 전병무청장을 사법처
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동화은행 비자금수사=대검중앙수사부(김태정검사장)는 지난달
23일 안영모동화은행장을 구속한뒤 안행장으로부터 민자당 이원조
김종인의원과 이용만 전재무장관.전청와대고위관계자.전직장관등 8
명에게 수천만~수억원씩의 뇌물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물증확
보에 주력해 왔다.
검찰은 그동안 김의원.이 전재무장관등에게 건네진 돈의 경우
대부분 물증을 확보했고 이의원이 받은 뇌물도 거의 물증확보 단
계였으나 이의원은 18일 돌연 일본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물증이 확보된 김의원을 내주초 우선 소환해 사법처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해왔으나 20일 갑자기 방침을 변경해 *물증
이 확보되지 않았고 *이의원과 사법처리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며 김의원에 대해서도 사법처리를 연기 또는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수청와대민정수석도 20일 기자들과 만나 "동화은행 사건은
물증이 하나도 확보되지 않았고 검찰은 물증이 없는한 김의원을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
로 처리방향을 언급하고 나섰다.
*슬롯머신 수사=검찰과 정덕일씨(44)사이에 모종의 <장외협
상>이 있지않았나 하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검찰에 출두해 있는 덕일씨는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정씨형제의 슬롯머신 업소관련 로비를 전담해온데다 형 덕진씨와
함께 거액을 탈세한 혐의로 지난 16일 이미 출국 금지조치당한
뒤 수배를 받아왔으므로 적어도 탈세혐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국회의원및 안기부.검찰 간부등 정씨형제 비호세력의 전
모를 알고 있을 덕일씨를 소환,조사하면서 박의원의 사법처리가
끝난 직후 귀가시킬 방침이어서 정씨형제 비호세력수사를 서둘러
축소 종결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정씨형제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고 있
으면서도 이들의 비호세력으로 추정되는 검찰간부및 정.관계인사
20여명의 명단을 폭로한뒤 해외로 도피하려다 검거된 신길용경정
에 대해 "당분간 수사계획이 없다"며 수사를 경찰에 미루고 있
어 "검찰간부가 비호세력으로 거명되자 수사를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